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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꼭 잘 보관하세요"…'걱정해주는 척' 훔쳐

"집에 꼭 잘 보관하세요"…'걱정해주는 척' 훔쳐
입력 2019-11-29 20:12 | 수정 2019-11-2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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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보이스피싱 이라고 하면 '당신의 계좌에 문제가 생겼으니까 어디로 송금을 해라.' 이런 수법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이런 해묵은 수법이 잘 통하지 않자, 요즘은 돈을 인출해서 안전하게 집에 보관하라고 해놓고는 집을 털어가는 범죄가 기승 이라고 합니다.

    이런 수법으로 14억원 넘게 훔친 중국 사기 조직이 거꾸로 우리 경찰에 속아서 구속이 됐습니다.

    심충만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7월 중순,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

    80대 노부부가 잠시 집을 비우자, 30대 남자가 노부부 집으로 향합니다.

    잠시 뒤 이 남자는 집에서 현금 1천500만원을 훔친 뒤 사라집니다.

    노부부는 "은행 계좌에 문제가 생겼으니 돈을 전부 찾아 일단 집에 보관하라"는 전화에 속아, 집 비밀번호까지 가르쳐 줬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피해자 가족]
    "판단도 못하고 돈을 내줄 수밖에 없었던 게 (스스로도) 이해가 안 간다고 엄마나 아버지는 막 우시고, 땅을 치며 후회를 했는데…"

    이렇게 모인 뭉칫돈은 여러 조직원의 손을 거쳐 중국으로 건너갔습니다.

    중국 콜센터가 보이스피싱으로 범행대상을 속이면, 국내 하부 조직이 돈을 훔쳐내 보내주는 조직적 범죄였습니다.

    올해 초부터 이들 조직에게 입금된 돈은 모두 14억 1천여만 원.

    경찰은 1억 7천만 원 정도가 남은 이들의 계좌를 정지한 뒤, 계좌 주인에게 입국해서 간단한 조사에 응하면 계좌를 풀어주겠다고 설득했습니다.

    조직 총책인 54살 중국인과 또 다른 조직원은 이 말에 속아 자진 입국했다가 덜미를 잡혔고, 경찰은 중국 총책을 비롯해 3명을 구속하는 등 7명을 입건했습니다.

    [이민우/청주흥덕경찰서 형사계장]
    "자기가 누구의 지시를 받는지조차도 모르고, 외국 채팅 앱을 쓰는데 한 건 하면 다 빠져나가고 없어지거든요. 기록 자체가 남지 않고, 그런 식으로 행동을 하기 때문에 수사에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경찰이 집계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전국적으로 5천억여 원, 1년 전보다 40% 가까이 늘었습니다.

    MBC뉴스 심충만입니다.

    (영상취재: 임재석(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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