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곽동건

금연약 먹고 자살충동?…"모르는 게 약"
금연약 먹고 자살충동?…"모르는 게 약"
입력
2019-11-30 20:27
|
수정 2019-11-3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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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제 내일이면 12월입니다.
연초에 금연 다짐하셨던 분들, 많이 끊으셨습니까?
'새해에는 끊어야지' 하는 분들 많으실텐데 이 뉴스, 꼭 보셔야될 것 같습니다.
금연치료약 중 가장 많이 복용하는 '챔픽스'라는 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일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곽동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48살 김 모 씨는 다양한 방법으로 담배를 끊으려고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지난해 초 보건소를 찾아가 상담을 했더니, 금연치료약 '챔픽스'를 권유했습니다.
그런데 근처 치과 병원에서 일주일치 약을 처방받아 복용한 뒤, 이상한 우울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김 모 씨/'챔픽스' 복용 환자]
"어떤 생각이 드느냐면요. '내 자신은 이 세상에 쓸모가 없는 인간이다. 더 이상 살 가치가 없다. 이런 모든 고통을 이제는 그만 끝내고 싶다.'"
3주를 시달리다 결국 극단적인 시도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왜 그랬는지 본인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김 모 씨/'챔픽스' 복용 환자]
"담배를 끊고자 하는 사람이 왜 죽으려고 하겠습니까. 금연을 한다는 건요. 건강해지기 위해서 하는 거거든요. 도저히 이게 뭐가 뭔지 모르겠는 거예요."
지난 2007년 이후 김씨처럼 국내에서 챔픽스를 복용한 뒤 자살을 시도하거나 그럴 생각을 했다는 경우가 6건.
실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도 5건이나 식약처에 보고됐습니다.
우울증을 호소한 경우는 50건에 달합니다.
해외에서도 이런 사례가 잇따르자 챔픽스 제조사는 지난 2016년 임상시험을 통해 이 약과 가짜 약을 복용한 환자의 이상 반응에 차이가 없었다며 안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해국/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상 증상이) 발생은 하는 거예요. 근데 사실 그게 위약(가짜 약) 대비 더 높지 않기 때문에 원래 자살할 사람이 했다는 거죠. 이 약 때문에 한 건 아니다…"
하지만 식약처는 제약사 조사만으로 부작용이 없다고 단정할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식약처 관계자]
"임상시험을 했다고 해서 이전에 발생했던 사례들이 없어질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자살 시도 등이) 이 약 때문이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어요."
약품 설명서에도 비록 깨알보다 작은 글씨지만 '자살 경향성' 경고 문구가 들어가 있습니다.
의사들은 이런 상황을 잘 설명해줄까.
취재진이 직접 처방받아봤습니다.
부작용에 대해 아무 언급이 없어 물어보니 '모르는 게 약'이라고 말합니다.
['챔픽스' 처방 의사]
(부작용이나 그런 건?) "
"그 부작용이 많아요. 그런데 사람마다 굉장히 다양하게… 그런 얘기를 미리 하면 자기가 그런 거같이 느껴질 수도 있어요."
(아, 괜히?)
"예, 모르는 게 약이라는 게…"
약국도 잘 안 알려줍니다.
[약사]
(부작용이나 이런 건?)
"한 번 쭉 읽어보시고 식사는 하고 나서 드시는 게 좋으시고."
(그것만 주의하면 돼요?)
"네."
정부가 금연치료사업을 시작한 2015년 이후 챔픽스를 처방받은 사람은 100만여명.
이 중 과연 몇명이나 부작용에 대해 설명을 들었을지 의문입니다.
[김 모 씨/'챔픽스' 복용 환자]
"(처방 당시) 그냥 (의사)선생님이 웃으시면서 그냥… '이 약물(챔픽스)하고 담배하고 같이 혼용해서 하십시오' 그런(부작용) 얘기는 결단코 못 들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만약 금연치료제를 먹다가 우울감이나 불면, 불안 증세가 나타나면 즉각 복용을 중단하고 의료진을 찾으라고 조언합니다.
MBC뉴스 곽동건입니다.
(영상취재: 김재현 VJ/ 영상편집: 정소민)
이제 내일이면 12월입니다.
연초에 금연 다짐하셨던 분들, 많이 끊으셨습니까?
'새해에는 끊어야지' 하는 분들 많으실텐데 이 뉴스, 꼭 보셔야될 것 같습니다.
금연치료약 중 가장 많이 복용하는 '챔픽스'라는 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일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곽동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48살 김 모 씨는 다양한 방법으로 담배를 끊으려고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지난해 초 보건소를 찾아가 상담을 했더니, 금연치료약 '챔픽스'를 권유했습니다.
그런데 근처 치과 병원에서 일주일치 약을 처방받아 복용한 뒤, 이상한 우울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김 모 씨/'챔픽스' 복용 환자]
"어떤 생각이 드느냐면요. '내 자신은 이 세상에 쓸모가 없는 인간이다. 더 이상 살 가치가 없다. 이런 모든 고통을 이제는 그만 끝내고 싶다.'"
3주를 시달리다 결국 극단적인 시도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왜 그랬는지 본인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김 모 씨/'챔픽스' 복용 환자]
"담배를 끊고자 하는 사람이 왜 죽으려고 하겠습니까. 금연을 한다는 건요. 건강해지기 위해서 하는 거거든요. 도저히 이게 뭐가 뭔지 모르겠는 거예요."
지난 2007년 이후 김씨처럼 국내에서 챔픽스를 복용한 뒤 자살을 시도하거나 그럴 생각을 했다는 경우가 6건.
실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도 5건이나 식약처에 보고됐습니다.
우울증을 호소한 경우는 50건에 달합니다.
해외에서도 이런 사례가 잇따르자 챔픽스 제조사는 지난 2016년 임상시험을 통해 이 약과 가짜 약을 복용한 환자의 이상 반응에 차이가 없었다며 안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해국/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상 증상이) 발생은 하는 거예요. 근데 사실 그게 위약(가짜 약) 대비 더 높지 않기 때문에 원래 자살할 사람이 했다는 거죠. 이 약 때문에 한 건 아니다…"
하지만 식약처는 제약사 조사만으로 부작용이 없다고 단정할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식약처 관계자]
"임상시험을 했다고 해서 이전에 발생했던 사례들이 없어질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자살 시도 등이) 이 약 때문이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어요."
약품 설명서에도 비록 깨알보다 작은 글씨지만 '자살 경향성' 경고 문구가 들어가 있습니다.
의사들은 이런 상황을 잘 설명해줄까.
취재진이 직접 처방받아봤습니다.
부작용에 대해 아무 언급이 없어 물어보니 '모르는 게 약'이라고 말합니다.
['챔픽스' 처방 의사]
(부작용이나 그런 건?) "
"그 부작용이 많아요. 그런데 사람마다 굉장히 다양하게… 그런 얘기를 미리 하면 자기가 그런 거같이 느껴질 수도 있어요."
(아, 괜히?)
"예, 모르는 게 약이라는 게…"
약국도 잘 안 알려줍니다.
[약사]
(부작용이나 이런 건?)
"한 번 쭉 읽어보시고 식사는 하고 나서 드시는 게 좋으시고."
(그것만 주의하면 돼요?)
"네."
정부가 금연치료사업을 시작한 2015년 이후 챔픽스를 처방받은 사람은 100만여명.
이 중 과연 몇명이나 부작용에 대해 설명을 들었을지 의문입니다.
[김 모 씨/'챔픽스' 복용 환자]
"(처방 당시) 그냥 (의사)선생님이 웃으시면서 그냥… '이 약물(챔픽스)하고 담배하고 같이 혼용해서 하십시오' 그런(부작용) 얘기는 결단코 못 들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만약 금연치료제를 먹다가 우울감이나 불면, 불안 증세가 나타나면 즉각 복용을 중단하고 의료진을 찾으라고 조언합니다.
MBC뉴스 곽동건입니다.
(영상취재: 김재현 VJ/ 영상편집: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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