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김아영

"차라리 죽었다 말해주지 그랬나"…유족들 '분노'

"차라리 죽었다 말해주지 그랬나"…유족들 '분노'
입력 2019-12-17 19:51 | 수정 2019-12-17 19:53
재생목록
    ◀ 앵커 ▶

    그런데 이 뿐만이 아닙니다.

    김 양의 시신을 발견한 직후, 경찰은 유족을 일부러 찾아가서, 김 양이 '줄넘기용 줄'을 갖고 다녔는지 물어봤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수사팀이 시신 은폐에 조직적으로 가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건데요.

    자식을 잃어버린 유족들은 또다시 분노를 터뜨렸습니다.

    이어서 김아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989년 12월, 경찰은 김 양의 시신을 발견한 직후 유족들을 찾아갑니다.

    그런데, 김 양의 아버지와 사촌언니를 만난 담당 형사는 이상한 질문을 꺼냅니다.

    "사건 당일, 김 양이 줄넘기용 줄을 갖고 나갔냐"고 물어본 겁니다.

    이 형사 역시 김 양의 발견 당시 모습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난 셈입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같은 내용의 참고인 조사 기록을 최근 확인하고, 형사계장 A 씨와 함께 이 형사도 사체 은닉과 증거 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MBC 취재진과 별도로 만난 김 양의 아버지는 '딸이 평소 줄넘기를 즐겨 했고, 늘 가방에 줄을 넣어 다녔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양 아버지]
    "옛날에 가지고 다녔단 말이오… 집에서도 하고 줄넘기 연습하고…"

    김 양의 아버지는 경찰이 딸의 시신을 찾고도 은폐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심한 충격에 빠졌습니다.

    지난 달, 시신이라도 찾겠다며 사건 현장을 헤매고 다닌 게 모두 헛수고였다는 생각에 참았던 분노를 터뜨렸습니다.

    [김 양 아버지]
    "'내 딸은 안 죽었다 조그만 걸 왜 죽였을까…' 기대를 하고 살았는데 지금 완전히 무너져버린 거예요."

    딸의 시신과 유류품이 모두 발견됐는데도 30년간 모르쇠로 일관했던 당시 경찰들에 대해선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김 양 아버지]
    "제일 답답한 거는 (당시 경찰관들이) 그대로 살고 있다는 게 답답하죠. 나는 30년동안 피눈물을 흘리면서 지들은 다리 쭉 뻗고 밥 잘 먹고 있는 거 아니에요"

    딸이 어딘가에 살아있을거란 희망을 품고 살았던 지난 30년 세월.

    어린 딸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린 아버지는 끝내 한 맺힌 눈물을 떨궜습니다.

    이제 아버지의 바람은 아이의 시신 한 조각이라도 찾아 고이 보내는 일입니다.

    [김 양 아버지]
    "다른 데 가서 묻었는지 어디 묻었다고 가르쳐 주면 부모가 처리는 해야될 것 아니오. 그 심정이에요."

    MBC뉴스 김아영입니다.

    (영상취재 : 구본원 / 영상편집 : 김관순)

    [연관기사]

    1. [단독] '줄넘기 줄 묶인 유골' 나오자…"삽 갖고 와" 지시

    2. "차라리 죽었다 말해주지 그랬나"…유족들 '분노'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