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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개방해라"…아이들 안전보다 표심?

"학교 개방해라"…아이들 안전보다 표심?
입력 2019-12-20 20:05 | 수정 2019-12-2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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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학교를 지역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개방할지 말지, 그 학교의 교장이 아니라 교육감이 결정할 수 있도록 서울시 의회가 관련 조례를 통과시켰습니다.

    학교장들이 즉각 반대 성명을 발표한 것은 물론 결정권을 갖게 된 교육청도 난감해 하면서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럼 이런 조례가 왜 통과된 건지 조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초등학교는 체육관을 사용하게 해달라는 지역 체육 동호회의 요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동호회에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평일 아침과 저녁에 학교를 개방하라는 건데, 학교 측은 학생들의 안전을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상윤/서울 봉은초 교장]
    "평일에 체육관을 사용하고 모두 다 나가지 않고 한 두 분이라도 화장실에 남아있을 경우 학생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게 될 겁니다."

    학교를 개방해도 주민과의 갈등은 계속되곤 합니다.

    서울 장안초등학교는 전 교장이 주민 차량 38대를 주차하도록 개방했는데, 현 교장은 아이들 안전이 우려돼 정문을 폐쇄하고 후문으로만 통학하도록 했습니다.

    [탁현주/서울 장안초 교장]
    "진입로는 굉장히 좁고 그래서 교통사고 위험이 굉장히 큽니다."

    하지만 서울시의회는 교장이 정문을 멋대로 폐쇄했다며 청문회까지 실시했습니다.

    급기야 오늘은 장안초 같은 사례를 막겠다며 아예 학교 개방 문제에 대해 학교장들의 결정권을 제한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턴 학교 시설 등에 대해 학교장에게 위임된 권한을 필요할 경우 교육감이 행사할 수 있게 됩니다.

    학교장이 주차장, 운동장, 체육관 등을 외부에 개방하지 않고 싶어도, 교육감이 하라고 하면 해야하는 겁니다.

    서울 학교장들은 아이들 안전보다 표심을 의식한 처사라며 즉각 반대 성명을 냈습니다.

    [한상윤/서울 봉은초 교장]
    "선출직 분들의 요구는 운동장과 체육관을 전면 개방하라는 요구입니다. 선출직이기 때문에 표에 의해 영향을 받는 분이고…"

    개방 결정 권한을 넘겨받게 된 서울교육청 역시 조례 재심의를 요구할 방침입니다.

    [김현철/서울시교육청 대변인]
    "권한 자체를 다시 우리가 회수하는 셈이 돼서 교육청 입장에선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형편입니다"

    지난 달 국회에서도 국공립학교 주차장 개방 여부를 지자체장이 결정하도록 하는 주차장법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했다가 교육계의 거센 반발로 수정됐습니다.

    MBC뉴스 조효정입니다.

    (영상취재 : 김경배, 독고명VJ / 영상편집 :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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