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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힘' 중요할텐데…"왕조시대처럼 집안 싸움"

'가족의 힘' 중요할텐데…"왕조시대처럼 집안 싸움"
입력 2019-12-24 19:53 | 수정 2019-12-2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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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진그룹의 경영권 다툼, 단지 두 남매로 끝나는게 아니라, 가족간의 복잡한 구도가 얽혀 있습니다.

    어머니 이명희씨, 첫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둘째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그리고 막내 조현민 한진그룹 전무까지.

    서로 어떻게 대립하고 어떻게 손을 잡느냐에 따라서, 회장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인데요.

    가족들은 오늘 하루 모두 입을 굳게 닫았지만, 마치 왕조 시대 사극을 연상 시킨다는 비판까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막내딸 조현민 한진그룹 전무가 근무하는 한진 본사.

    두 사람은 점심시간에도 외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한진그룹 관계자]
    "(조현민 전무는) 출근하셨는데. XX층에 올라가셨어요. 오늘 일찍 한 8시 5분 전에 왔어요."
    (이명희 고문님은요?)
    "안 오셨는데요. 어제는 봤는데…"

    이번 다툼에서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최대 변수로 떠오른 이유는, 대립 중인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의 지분이 겨우 6.5%에 불과하기 때문.

    KCGI나 델타항공보다는 한참 적고, 반도건설과도 비슷한 수준이라 어머니와 막내가 누구 편을 드느냐에 따라 경영권이 바뀔 상황입니다.

    [이상헌/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부장]
    "독자적으로 혼자 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우선은 어머니와 동생을 자기 편으로 만드는 작업이 이뤄질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어제 입장문에서 동생 조원태 회장을 한 번도 '회장'이라고 부르지 않으며 현 체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조 전 부사장 측은 "조 회장과는 왕래가 별로 없지만, 어머니, 여동생과 자주 뵙고 대화한다"고 했고, 반대로 조 회장 측은 "조 회장 역시 어머니, 동생과 유대관계가 꽤 있는 걸로 안다"고 주장하며 웃지 못할 신경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창사 이래 첫 무급휴직이 시행된 대한항공 직원들은 물론, 시민단체들도 주식회사를 사유물처럼 여기는 '왕조시대 싸움'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박창진/대한항공 직원연대 지부장]
    "1천억 가까운 돈을 그들 일가가 가져감으로 인해서 발생한 손해를 내부 노동자에게 오히려 전가시키고 있는 형국인데…"

    [이지우/참여연대 경제노동팀 간사]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야 한다면서 가족 경영을 하겠다고 한 것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전근대적인 발상이고…"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우 현직에 복귀해 소득이 있어야 거액의 상속세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결국 어머니 이 고문이 내년 3월 주총 이전에 중재에 나설 거라는 전망도 제기되는 가운데, 누가 이기든 상처뿐인 영광에 불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영상취재 : 김효준VJ / 영상편집 :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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