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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간다] 소주 몰래 반입·맥주는 무제한…여전한 선상 술판

[다시간다] 소주 몰래 반입·맥주는 무제한…여전한 선상 술판
입력 2019-12-24 19:59 | 수정 2020-01-2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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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다시간다, 인권사회팀 이유경입니다.

    저는 지금 목포와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을 타고 있는데요.

    지난 2월이었죠? 이 같은 배 안에서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는 화물차 기사들에 대해 보도해드렸는데요.

    약 1년이 지난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다시 가보겠습니다.

    지난 10일 전남 목포항.

    대형 트럭들이 줄을 지어 제주행 여객선으로 들어갑니다.

    안전을 위해 차를 고정하는 작업을 해야하다보니, 보통 트럭과 운전기사들은 늦어도 출항 1시간 전까지는 승선을 해야합니다.

    배가 떠나지도 않은 시각.

    식당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여기저기 술판이 벌어졌습니다.

    소주병도 있고, 맥주캔도 보입니다.

    화물차 기사들입니다.

    [화물차 운전기사]
    "(선생님도 화물차 기사시죠?)"
    "예, 화물차…"

    지난 2월에 촬영한 화면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탁자 위에 놓인 술병 숫자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크게 달라진 건 없습니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싶어 식당 바로옆 편의점으로 가봤습니다.

    지난번 보도 이후 편의점에선 소주와 양주를 팔지 않고 있습니다.

    냉장고안에는 캔맥주가 가득할뿐입니다.

    그런데 조금 전 소주 먹는 모습을 본 것 같은데, 어떻게 된 걸까요?

    탁자 밑에 소주병을 숨겨두고 몰래 먹다가, 남은 소주를 다시 가방에 넣더니 또 꺼내서 마십니다.

    편의점에서 소주를 팔지 않으니까 배를 타기전에 밖에서 사오는 겁니다.

    [화물차 운전기사]
    "(소주는 어디서 사는 거예요?)"
    "(밖에서) 갖고 들어온 거예요."
    "(갖고 와야해요?)"
    "네."

    그렇다면 편의점은 맥주를 제대로 팔고 있을까?

    편의점 냉장고에 붙은 안내문.

    맥주만 두 캔까지 살 수 있는데 승선권을 꼭 제시해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승선권에 차량번호가 적혀있으면 차를 가져온 운전자들이고 운전자들에게는 술을 팔지 않겠다는 겁니다.

    운전기사에게 소주 판매만 금지했던 지난 2월 경고문보다 훨씬 강화된 내용입니다.

    그런데 잘 지켜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승선권을 보여주지 않고 맥주 3캔을 달라고 해봤습니다.

    [편의점 직원]
    "8,100원입니다."

    정해진 수량보다 많이 구매해도, 승선권이 없어도, 술을 사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왜 승선권을 안보냐고 물어봤더니 무시해도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직원]
    "(여기 뭐 승선권 제시 해야 하는 거 있어요?)"
    "아 저거는…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제주항에서의 음주단속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지난 2월 보도가 나간 이후 경찰은 여객선을 이용해 들어오는 화물차에 대해 음주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주항의 화물차 출입구입니다.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단속을 벌이는 경찰은 보이지 않습니다."

    경찰은 당시 두 달 동안 음주 단속을 실시했지만 한 명도 적발되지 않아 지금은 112 신고 접수 같은 특별한 날에만 단속한다고 해명했습니다.

    [제주 경찰]
    "주2회 상시적으로 두 달여 간 저희가 단속을 실시했는데 (단속 건이) 전혀 없었어요."

    선사 측은 술 판매가 불법이 아니며 승객이 몰래 반입한 술은 막기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경찰도 할 만큼 했다는 설명인데요.

    배에서 내리면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기사님들의 위험한 술판.

    혹시 대형사고라도 나서 무고한 생명이 희생된다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요?

    다시간다 이유경입니다.

    (영상 취재 : 김동세, 영상 편집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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