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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뉴스] '성추행' 고객에 직원 울어도…특급호텔 '모른 척'

[당신뉴스] '성추행' 고객에 직원 울어도…특급호텔 '모른 척'
입력 2019-12-27 19:56 | 수정 2019-12-2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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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시청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로 만드는 <당신이 뉴스입니다.>

    오늘은 서울의 한 유명 호텔에서 일하는 한 여성 직원의 이야기인데요.

    남성 고객으로 부터 성 추행을 당한 뒤 호텔측에 피해 사실을 알렸는데, 호텔측이 몇달 동안이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 됐습니다.

    김아영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특급 호텔 식당에서 홀서빙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A씨.

    A씨는 지난 3월, 한 남성 고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8명의 중장년층 남성들이 앉아 있던 테이블의 그릇을 치우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남성이 "야 이것도 치워"라고 말을 하면서 자신의 엉덩이를 툭 쳤다는 겁니다.

    [피해자 A씨]
    "고객이 오른쪽 엉덩이 치면서 '야'라고 불러서 쳐다봤더니 '이것도 치워'라고 얘기해서… 그 당시 성적 굴욕감… 거의 노비 취급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성적 수치심을 느낀 A씨는 해당 손님에게 곧바로 불쾌하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피해자 A씨]
    "'몸을 건드리진 마셔야죠'라고 분명히 말씀드리니까 굉장히 당황해서 '어… 미안' 이렇게 얘기했어요."

    A씨는 담당 부서장에게 즉시 성추행 사실을 알렸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습니다.

    보고를 받은 담당 부서장은 해당 테이블 주변으로 다가와 그저 둘러 보기만 했을 뿐, 남성에게 별다른 경고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가해 남성이 떠나고 부서장과 면담을 했던 A씨는 더욱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피해자 A씨]
    "'그래요 사과 받았으니 참 다행이네요, 그럼 됐죠 뭐' 이렇게 마무리 된 거죠."

    호텔 측은 성추행 보고를 받고 나서 동료 직원이 대신 해당 테이블을 서빙하도록 즉각 조치를 취했으며 가해 남성이 방문할 때마다 남자 직원들을 배정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시켰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가해 남성은 이후에도 같은 식당을 여러 차례 더 방문했고, 그럴 때마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가해 남성과 계속 마주쳐야 했습니다.

    [피해자 A씨]
    "왜 저 사람은 가해자이면서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고 고통은 내가 받고 있을까."

    참다못한 A씨는 지난 11월 고용노동부에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제서야 호텔 측은 당시 정황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고 합니다.

    [피해자 A씨]
    "(호텔 측이) '사실관계 확인이 안된다'… 이런 것 때문에 피해자들이 중간에 너무 많이 포기하고 오히려 더 우울감, 상처 받겠구나…"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성희롱 피해자의 80% 이상이 '참고 넘어갔다'고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31.8%는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였다'고 답했습니다.

    [피해자 A씨]
    "타격이 심했어요. 막 몇 개월이 지났는데도 청소하거나 집에서 혼자 있을 때 분노. '내가 왜 내 업무에 있지도 않은 그런 일을 당하면서 2차적인 피해까지 회사로부터 받아야 하지'라는 억울함…"

    MBC뉴스 김아영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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