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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 동의한 靑 국민청원…알고 보니 '가짜 뉴스'

수십만 동의한 靑 국민청원…알고 보니 '가짜 뉴스'
입력 2019-01-14 06:34 | 수정 2019-01-1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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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청와대 국민청원은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제도 개선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가짜뉴스, 확인되지 않는 주장까지 마구 올라와 사회 갈등만 부추기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김민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

    "개 도살을 멈춰달라"며 개가 피를 흘리며 젖을 주는 사진을 첨부했습니다.

    글을 올린 사람은 동물보호 활동가의 목격담이라면서 '경기도 군포의 개 농장에서 망치로 개 머리를 내리쳤고, 머리를 다친 개는 새끼에게 젖을 물리며 죽었다"고 전했습니다.

    인터넷 뉴스와 SNS를 통해 순식간에 글과 사진이 퍼졌고, 한 달도 안 돼 20만 명이 청원에 동의했습니다.

    급기야 동물권 단체는 기자회견까지 열어 "청와대가 빨리 입장을 내놓으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글은 사실일까?

    2016년 10월, 태국의 방송 프로그램.

    머리에 피를 흘리는 개가 새끼에게 젖을 주는 사연을 소개합니다.

    [태국 방송 (2016년)]
    "어미 개는 차 사고로 눈이 튀어나오고 아프지만 자기 강아지에게 젖을 먹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태국에서 교통사고 당한 개가 한국에선 망치로 맞아 죽은 개로 둔갑한 겁니다.

    가짜뉴스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된 식용개 사육 농가는 검찰 고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영봉/육견협회 사무총장]
    "개고기를 먹으면 나쁜 놈, 야만인이라는..사실을 근거로 한 것이 아니라 전부 거짓 된 것을 프레임으로 만들어 뒤집어 씌우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청원 동의가 20만 건을 넘은 '중국 알루미늄 공장을 막아주세요'라는 글.

    "중국 기업이 환경 규제 때문에 자기 나라엔 알루미늄 공장을 못 짓고, 전남 광양에 세우려고 한다"며 "미세먼지 때문에 숨이라도 쉬면서 살 수 있을지 불안하다"는 내용입니다.

    이 글이 퍼지면서 중국 공장이 들어오면 수도권까지 미세먼지로 뒤덮일 거란 주장까지 나왔지만, 모두 사실과 다릅니다.

    중국 정부 규제 때문에 공장이 한국으로 오는 것도 아닐 뿐더러, 광양 공장은 알루미늄 제련이 아닌 가공만 하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지금까지 올라 온 국민청원은 약 38만 건.

    이 가운데 가짜뉴스였거나 명예훼손 등에 해당해 청와대가 자체적으로 삭제한 글은 7만 건이 넘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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