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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증상 없었는데…" 진료기록 슬그머니 수정

"마비증상 없었는데…" 진료기록 슬그머니 수정
입력 2019-01-31 07:32 | 수정 2019-01-3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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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남성이 허리 수술을 받은 뒤 한쪽 다리가 마비되는 피해를 입었다며 병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패소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확인한 진료 기록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재판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진료기록이 추가로 작성된 게 확인이 된 겁니다.

    윤정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38살 이 모 씨는 왼쪽 다리에 아무 감각이 없습니다.

    발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는데다, 배변 장애까지 있어 늘 기저귀를 차야 합니다.

    지팡이를 짚고서야 겨우 걸을 수 있는 이런 상태가 된 건 서랍장을 옮기다 허리를 다쳐 서울의 한 척추 전문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부터입니다.

    '차차 나아질거다' 의사의 말과는 달리 증세는 더욱 악화됐고, 결국 직장도 그만 둬야했습니다.

    이 씨는 의료과실이라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1심 판결은 패소.

    첫 진료 당일에 이미 이 씨가 "대소변이 힘든" 상황이었다고 적힌 병원측 진료기록부가 증거로 채택된 겁니다.

    그런데 최근 진료기록부 원본과 수정본, 접속 기록까지 환자가 모두 확인할 수 있도록 법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진료기록부 수정본까지 받아봤는데, 수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이 씨의 첫 진료 기록 원본엔 '다리 통증'과 '저림 증상'만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소, 대변이 힘들다'는 짧은 한 문장이 수술 이틀 뒤에 추가돼 있었던 겁니다.

    심지어 '배변시 느낌이 없다, 잔뇨감이 있다고 호소했다'는 내용은 수술 한 달 뒤에 추가됐습니다.

    병원측은 누락된 진료 내용을 나중에 추가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수술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이씨는 병원측이 수술 뒤에 진료기록부를 수정한 건 책임 회피를 위한 의도된 조작이라며 추가 확보된 증거를 최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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