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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형
조희형
면접에선 "노래해 봐"…유학 오니 "다 알지?"
면접에선 "노래해 봐"…유학 오니 "다 알지?"
입력
2019-02-09 06:48
|
수정 2019-02-0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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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많은 대학들이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외국인 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일단 뽑고 보자는 대학들의 장삿속에, 외국인 유학생 선발 제도가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통로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조희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충북의 한 대학교.
일년 전 47명에 불과했던 이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은 지난해 말 갑자기 158명으로 늘었습니다.
학교측이 1년짜리 어학연수 과정을 만들어 베트남 학생들을 대거 유치한 겁니다.
베트남 유학생들이 일 년에 내는 수업료는 1300만원.
베트남 대졸 초임 월급의 40배가 넘는 큰 돈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학생들은 베트남에서 듣던 한국어 수업이 더 낫다고 말합니다.
[베트남 학생]
"베트남에서 더 재밌고, 선생님이 더 학생한테 관심이 있어요. 베트남에 숙제검사 하는데 (여기는) 숙제 안해도 관심이 없어요."
외국인 유학생들은 베트남과 중국 등에 있는 현지 유학원을 통해 선발됩니다.
면접 시간은 보통 10분 미만, 한국어 능력보다는 외모나 노래실력으로 선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현지 유학원 관계자]
"200명 하루 만에 다 인터뷰합니다. 엄청 빨리합니다. 이 사람은. 노래해봐. 넌 얼굴이 잘생겼네, 넌 괜찮네 예쁘네."
대학들이 이렇게 정원제한 없이 뽑을 수 있는 건, '1% 미만' 인증 제도 때문입니다.
유학생 중 불법체류자 비율이 1% 미만이면 법무부가 따로 인증을 해주는데, 이 인증을 받으면 유학생의 정원 제한도 사실상 사라지고, 비자 발급도 간단해집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유학생들을 무리하게 감시하면서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여권을 뺐는가 하면, 무단 이탈자가 생기면 다른 유학생에게 책임을 묻기도 합니다.
또, 무단 이탈이 의심된다며 일찍 입국한 학생들을 베트남으로 돌려보내 논란이 된 적도 있었습니다.
[비자 취소 학생]
"입학금 다 냈는데 OO대에서 공부를 왜 못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화가 납니다."
지난 해 기준으로 국내에서 공부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16만명.
이 가운데 9% 정도인 1만 3천 9백여명이 불법체류자로 전락했습니다.
지난 3년 사이 4배 이상 늘었고, 1-2년짜리 어학 연수생은 다섯명 중 한 명이 무단 이탈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많은 대학들이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외국인 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일단 뽑고 보자는 대학들의 장삿속에, 외국인 유학생 선발 제도가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통로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조희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충북의 한 대학교.
일년 전 47명에 불과했던 이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은 지난해 말 갑자기 158명으로 늘었습니다.
학교측이 1년짜리 어학연수 과정을 만들어 베트남 학생들을 대거 유치한 겁니다.
베트남 유학생들이 일 년에 내는 수업료는 1300만원.
베트남 대졸 초임 월급의 40배가 넘는 큰 돈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학생들은 베트남에서 듣던 한국어 수업이 더 낫다고 말합니다.
[베트남 학생]
"베트남에서 더 재밌고, 선생님이 더 학생한테 관심이 있어요. 베트남에 숙제검사 하는데 (여기는) 숙제 안해도 관심이 없어요."
외국인 유학생들은 베트남과 중국 등에 있는 현지 유학원을 통해 선발됩니다.
면접 시간은 보통 10분 미만, 한국어 능력보다는 외모나 노래실력으로 선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현지 유학원 관계자]
"200명 하루 만에 다 인터뷰합니다. 엄청 빨리합니다. 이 사람은. 노래해봐. 넌 얼굴이 잘생겼네, 넌 괜찮네 예쁘네."
대학들이 이렇게 정원제한 없이 뽑을 수 있는 건, '1% 미만' 인증 제도 때문입니다.
유학생 중 불법체류자 비율이 1% 미만이면 법무부가 따로 인증을 해주는데, 이 인증을 받으면 유학생의 정원 제한도 사실상 사라지고, 비자 발급도 간단해집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유학생들을 무리하게 감시하면서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여권을 뺐는가 하면, 무단 이탈자가 생기면 다른 유학생에게 책임을 묻기도 합니다.
또, 무단 이탈이 의심된다며 일찍 입국한 학생들을 베트남으로 돌려보내 논란이 된 적도 있었습니다.
[비자 취소 학생]
"입학금 다 냈는데 OO대에서 공부를 왜 못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화가 납니다."
지난 해 기준으로 국내에서 공부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16만명.
이 가운데 9% 정도인 1만 3천 9백여명이 불법체류자로 전락했습니다.
지난 3년 사이 4배 이상 늘었고, 1-2년짜리 어학 연수생은 다섯명 중 한 명이 무단 이탈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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