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협박' 나경원 비서…"명예훼손 혐의 맞고소"

◀ 앵커 ▶

지난해 중학생에게 폭언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은 나경원 의원의 전 비서가 해당 학생을 '명예 훼손'으로 맞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SNS에 지속적으로 비방글을 올려서였다는데요.

경찰은 이 학생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조명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5월, 당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비서였던 38살 박 모 씨가 16살 중학생과 통화한 내용입니다.

[박 모 씨 (당시 나경원 의원 비서)]
"집권 여당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나라 팔아먹은 정당인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막말과 중학생에 대한 욕설을 퍼붓습니다.

[박 모 씨 (당시 나경원 의원 비서)]
"나는 노무현이 안 ○○○, 살아서 죗값을 받길 바랐던 사람이야. 조만간에 얼굴 한번 보자, 내가 찾아갈게. 너희 학교로… 어떻게 되는지 보자."

박 씨의 SNS 글에 중학생 A 군이 비판적인 댓글을 달자, 직접 전화 통화를 해 욕을 한 것입니다.

논란이 일자, 나경원 의원은 "직원 교육을 제대로 못했다"며 사과했고 박 씨는 비서직에서 물러났습니다.

법원은 지난 8월, 어린 학생을 협박한 혐의로 박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9월, 박 씨가 A 군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A 군은 보수 유투버로 활동하는 박 씨가 실랑이하는 영상과 함께 여러 차례 비판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는데, 박 씨는 이걸 문제삼았습니다.

[박 모 씨 (지난 4월)]
"치지 말라고…"
(이 분이 나경원 의원 비서인…)
"불법인데 왜 찍냐고…"

서울동작경찰서는 '명예 훼손' 혐의를 적용해 A 군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A 군은 박씨의 부적절한 행동을 비판하려던 의도였다고 말했습니다.

[A 군]
"자기가 잘못한 것에 대한 비난의 책임은 지지 않고 저같이 어린 학생을 고소하는 초라한 어른의 모습을 보고 참담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 씨는 A 군이 비방 글을 지속적으로 올려서 고소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