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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분의 1' 생명 살리는 인연…흔쾌히 기증하려면

'2만 분의 1' 생명 살리는 인연…흔쾌히 기증하려면
입력 2019-12-26 07:32 | 수정 2019-12-26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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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조혈모세포 기증자와 환자의 유전자가 일치할 확률은 수만 분의 1.

    하지만 일치하더라도 절차나 이식 방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정작 기증자에게 최종 동의 여부를 묻게 되면 머뭇거리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유전자 일치가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려면 무엇이 개선돼야 할까요.

    실제 기증자 분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전동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올해 1월 장태기 씨는 조혈모세포 은행으로부터 생각지도 못했던 전화를 받았습니다.

    8년 전 기증하겠다고 등록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할 환자가 나타났다는 겁니다.

    [장태기/조혈모세포 기증자]
    "'2차 유전자 검사를 했을 때 일치 확률은 50% 정도 된다'…2주 정도 지나서 '100% 일치한다'는 연락을 받고…"

    장 씨는 기증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술 담배는 하지 말고, 운동하라는 안내가 전부였습니다.

    정작 앞으로 무슨 절차가 이뤄질 지, 회복 기간, 휴유증 등의 정보는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혼자 인터넷 등을 뒤져서 알아내야 했습니다.

    [장태기/조혈모세포 기증자]
    "제가 먼저 조혈모세포 관련해서 블로그 글들도 보고, 의료TV, 다큐멘터리 이런 거 보면서 이런 거구나 하고. 조혈모세포 기증 경험하셨던 분들한테 여쭤보고."

    기증 뒤에도 잘 회복하고 있느냐조차 아무도 묻지 않았습니다.

    [장태기/조혈모세포 기증자]
    "(괜찮으시냐 이런 건?) 그런 건 없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1년 정도는 사후 관리를 어떻게 하고 그런 매뉴얼을 좀 만들면…"

    다른 기증자들도 기증 등록을 받는 기관들이 실제 이식까지 갈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합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자 A 씨]
    "처음 등록하는 사람들이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2만분의 1이다. 몇 만분의 1이다. 연락 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듣고) 가벼운 마음으로 어차피 다 (기증)되는 것 아니니까."

    할당량 채우기에 급급해 자세한 정보 제공 없이, 기증 희망자 등록만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자 B 씨]
    "애초에 등록하는 과정도 상당히 속전속결이었거든요. 그냥 헌혈하다가 (기증)하겠다고 하면 몇 개 사인하고 끝나요. 이게 정말 허술하다는 거죠."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자는 36만 명.

    수만 분의 1의 확률로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선 이들의 선의와 용기, 또 검사와 이식을 위해 최소 5일의 시간도 필요합니다.

    이 모든 것을 감수한 기증자들의 결심이 빛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 전반의 관심과 인식 개선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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