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국회' 재현…육탄 저지에 질서유지권 발동

◀ 앵커 ▶

어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될 때 국회는 다시 한 번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의장석을 아예 막아선 채 격렬하게 항의했고, 결국 문희상 의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했습니다.

이동경 기자가 당시 상황을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오후 3시 국회 본회의장.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의장석 주변을 에워싸기 시작합니다.

'연동형 선거법 절대 반대' 현수막을 든 의원들은 의장석 진입로를 겹겹이 틀어막고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어떻게 민주주의를 이야기하고 민주화를 이야기하고! (목소리가 작아!)"

"민주당 전멸시킬 거야! (얻다 대고 삿대질이야!)"

마지막 여야 협상도 모두 무산되고 오후 4시 반이 되자 본회의장에 문희상 의장이 들어섭니다.

농성을 벌이던 한국당 의원들은 육탄 저지에 나섰고, 문 의장은 국무위원석까지 밀려났습니다.

"문희상은 사퇴하라! (의사진행 방해 징역 5년)"

결국 질서유지권까지 발동한 문 의장은 1시간 뒤인 오후 5시 30분, 다시 의장석으로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이번에도 한국당 의원들은 육탄 저지에 나섰지만 국회 경위들이 의원들을 하나씩 떼어내며 길을 열었습니다.

의장석 진입을 위해 5분 동안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마침내 국회 경위들이 문 의장을 들어 의장석에 앉히자 민주당 의원석에서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이미 국회 선진화법 위반 전력이 있는 한국당 의원들은 더이상 문 의장을 막지 못했습니다.

문 의장은 오후 5시 40분, 본회의 개의를 선언했습니다.

[심재철/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이게 뭡니까 지금! 선거법 이렇게 날치기 하는 거에요, 지금?"

문 의장은 한국당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5분 만에 4+1 협의체가 제출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습니다.

[문희상/국회의장]
"155인이 찬성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에 대한 수정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선거법은 통과됐지만, 육탄 저지와 질서유지권 발동이 뒤엉키며 동물성 국회가 재현돼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됩니다.

MBC뉴스 이동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