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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느슨한 사회안전망…'가난' 조차 증명해야

여전히 느슨한 사회안전망…'가난' 조차 증명해야
입력 2019-12-28 06:43 | 수정 2019-12-28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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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성탄절을 이틀 앞두고 대구의 한 빌라에선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었습니다.

    생활고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한 걸로 보이는데, 월 2백만 원 소득 때문에 도움을 받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현관 우편함에 각종 우편물이 수북이 쌓여있습니다.

    밀린 가스요금 고지서와 납기일이 한참 지난 과태료 고지서, 빚을 갚지 않으면 법적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독촉장도 여러 개입니다.

    보증금 2천만 원에 한달에 30만 원 하는 월셋집에서 42살 동갑내기 부부와 10대 자녀가 지난 23일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부부 중 생계를 감당해 왔던 아내는 두 달 전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떠안게 된 빚 1억 4천만 원을 상환하라는 압박에도 시달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정부의 사회복지관리망에 잡힌 이들 가족의 월 소득은 200만 원.

    생계급여와 의료급여를 받기에는 소득 기준을 넘었습니다.

    생업을 위해 가지고 있던 1천300만 원 상당의 차량 석대와 월셋집 보증금 2천만원 때문에, 주거·교육급여는 물론 차상위계층이나 긴급복지 지원 대상도 되지 못했습니다.

    층층이 마련됐다는 사회복지제도를 모두 비껴간 겁니다.

    [강동민/정의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이 모든 죽음의 공통점은 기존 복지제도 내에서 도저히 생존을 해결할 수 없거나 복지지원제도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빈곤이 점점 심화해 갔다는 것이며…"

    지난해 경제적인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전체 자살자의 1/4인 3천 300여 명.

    가난을 증명하지 못한 사람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일이 더는 없도록 우리 사회 안전망을 보다 촘촘히 정비하는 노력이 시급합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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