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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바닥인데 수수료 '폭탄'…노후안전판 '흔들'

수익률 바닥인데 수수료 '폭탄'…노후안전판 '흔들'
입력 2019-12-31 06:46 | 수정 2019-12-31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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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퇴직금을 한꺼번에 받는 대신 퇴직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세금을 깎아주는 혜택이 있습니다.

    그런데 퇴직연금에 가입해 내가 직접 돈을 굴리면 세금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강나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5년 전, 30년 가까이 근무한 회사를 퇴직한 박우현 씨.

    퇴직금을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의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로 넣어놨습니다.

    퇴직금을 한꺼번에 찾으면 퇴직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퇴직연금 계좌에 넣어놓고 매달 연금처럼 받으면 세금을 30% 깎아주기 때문입니다.

    [박우현/개인형 퇴직연금 가입자]
    "(세금) 30% 감면해준다고 하니까 내가 어차피 지금 목돈 필요한 상황은 아니니까 감면받고 예치하자.."

    2년 뒤, 퇴직연금 계좌를 들여다본 박 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가입 첫해에 수수료로 346만 원, 다음해에 또 316만 원이 빠져나간 겁니다.

    박씨는 가입할 때 수수료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박우현/개인형 퇴직연금 가입자]
    "그냥 신청서 던져 놓고 '형광색 칠한 데 서명하세요' 이런 거고. 퇴직연금이 어떻게 굴러가고 그 수수료가 1년에 한 번씩 이 정도 차감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안내를 전혀 못 받았던 거죠."

    박 씨의 퇴직연금 계좌 수수료율은 0.46%

    퇴직금에다, 여기 붙은 이자까지 다 합친 금액에 대해 수수료를 떼다 보니

    4년 동안 은행에 낸 수수료만 1천2백만 원이 넘었습니다.

    반면 수익률은 1%대.

    세금 아낀 액수보다 수수료를 더 내게 생긴 겁니다.

    그렇다고 중도 해지하자니 세금 혜택을 포기해야 합니다.

    저금리 때문에 퇴직연금 수익률도 사실상 마이너스가 나올 정도로 저조하다 보니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체감하는 수수료는 최근 3년 사이 최대 4배까지 높아졌습니다.

    이에 대해 은행 측은 "모든 금융기관이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박 씨의 경우 장기 이용자에 대한 할인도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민들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정부가 세금 혜택을 내세우며 퇴직연금 가입을 유도하고 있지만, 높은 수수료를 받는 금융사에 대해서도 감독의 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MBC뉴스 강나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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