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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완전정복] '아베의 오산' 수출 규제 1년…불매운동 '진행 중'

[이슈 완전정복] '아베의 오산' 수출 규제 1년…불매운동 '진행 중'
입력 2020-06-30 14:56 | 수정 2020-06-3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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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 한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을 규제한 지 내일이면 1년이 됩니다. 일본의 무역규제에 반발해 일어난 국내의 일제 불매운동은 지금까지 '진행 중'입니다. 10년 넘게 한국 시장 부동의 1위를 지키던 맥주 소비가 1/10 토막이 났고, 안정성·견고함의 상징이던 자동차 수입도 1/3토막이 났습니다. 그에 비해, 한국 반도체 산업은 타격을 받지 않았고, 장기적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반도체 소재·부품 수출 규제로 한국에게 큰 타격을 입히려던 아베 일본 총리의 계획은 완전히 타겟을 벗어났습니다. '아베의 오산', 어디서부터 잘못 생각한 것일까요?

    아베의 오산. 반도체 수출규제. 일제 불매운동

    ◀ 앵커 ▶

    내일이면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수출 규제를 내린 지 1년이 됩니다. 일본의 규제 조치에 반도체 산업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이어진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는 계속되고 있는지 현재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이성일 선임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성일 선임기자 ▶

    안녕하십니까?

    ◀ 앵커 ▶

    1년 됐습니다.

    ◀ 이성일 선임기자 ▶

    맞습니다.

    ◀ 앵커 ▶

    작년 상황부터 잠깐 정리하고 갈까요?

    ◀ 이성일 선임기자 ▶

    그러죠. 일본 정부는 한국이 위험한 물자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게 북한으로 넘어갈 수 있고 또 무기로 전용될 수 있다, 이런 표면적인 이유를 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배상하라는 우리 대법원의 판결을 문제를 삼은 거죠. 이것에 대한 보복 조치였습니다. 일본 정부 관료들의 말이 맞다, 아니다를 계속 오락가락하면서 오갔지만 결국 이것을 부인하지 못했습니다.

    ◀ 앵커 ▶

    그러면요. 반도체 소재, 그래서 일본이 들고 나온 무기가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였지 않습니까?

    ◀ 이성일 선임기자 ▶

    그렇습니다.

    ◀ 앵커 ▶

    그런데 1년 지나서 예상했던 어떤 저쪽 입장, 일본의 입장에서 볼 때 성과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 이성일 선임기자 ▶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생산이 중단됐다, 이런 소식은 들어본 적이 없죠?

    ◀ 앵커 ▶

    그렇습니다.

    ◀ 이성일 선임기자 ▶

    그러면 일본 정부는 이러면서 체면을 구긴 셈이고요. 애써 나서서 한국 반도체 사업이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셈이 됐습니다. 물론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생산에 꼭 필요한 제품을 구하려다 보니까 제 시간에 걸려 굉장히 노심초사했을 겁니다. 동시에 이런 사태의 반복을 막기 위해서 일본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자, 차체에 줄이자는 그런 노력을 많이 하게 됐는데요. 서서히 그런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수출규제 3개 품목 가운데 하나였던 불화수소의 경우에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3분의 1 정도로 이미 줄었습니다. 불화수소는 물론 아주 고순도의 첨단 제품은 아직도 일본산에 의존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하나하나 국내 기업들의 제품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 앵커 ▶

    그 방금 말씀하신 부분이 일본으로서는 아프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 이성일 선임기자 ▶

    맞습니다.

    ◀ 앵커 ▶

    타격을 주려고 때렸는데 수입 다변화만 시킨 꼴이 됐는데요.

    ◀ 이성일 선임기자 ▶

    그렇죠.

    ◀ 앵커 ▶

    이 결정 자체가 일본 아베 총리의 강행이었다, 이런 분석이 있지 않았습니까?

    ◀ 이성일 선임기자 ▶

    맞습니다.

    ◀ 앵커 ▶

    그럼 계산 완전 잘못한 꼴이 된 것 같은데.

    ◀ 이성일 선임기자 ▶

    계산을 잘못했죠. 아베의 오산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출규제는 우리가 물건을 안 사겠다는 게 아니라 일본에서 제품을 안 팔겠다고 이야기한 거였거든요. 팔지 않겠다는 제품은 불화수소처럼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그런 제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랬을까. 아마도 일본 기업들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인 점, 이건 사실이고요. 또 이걸 대체할 수 있는 기업도 없을 거다. 그래서 우리가 팔지 않으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이 굉장히 차질을 빚을 거고 이런 사태가 오면 한일 양국의 협상에서도 굉장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지 않겠느냐, 이런 계산을 했었을 것 같습니다. 또 보면요. 이 세 가지 소재의 우리나라 수입액이 작게는 1000억 원, 또 많아도 수천억 원 정도밖에 되지 않거든요. 그에 반해서 우리 반도체 산업의 생산은 1년에 150조 정도가 됩니다. 그러니까 아주 작은 침으로 큰 거인을 무너뜨릴 수 있다, 이런 생각까지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계산과 다른 거는 조치 직후부터 이 물건 파는 일본 기업들부터 이거 물건 못 팔면 우리가 먼저 망한다, 이런 이야기 내놨고요. 세계적으로도 압력도 들어왔을 겁니다. 그래서 규제는 결국 유야무야가 됐고요. 우리에게는 다행이었지만 아베로서는 반도체 산업 또 나아가 한일 반도체 분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판을 그르친 거였고. 또 일본 소재 회사들의 입장에서는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갖고도 회사 존립을 위협받을 뻔한, 의문의 1패를 당할 뻔한 그런 사건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앵커 ▶

    의문의 1패가 아니라 노골적인 1패 같기도 하고요.

    ◀ 이성일 선임기자 ▶

    그렇죠.

    ◀ 앵커 ▶

    그렇다면 우리가 대응을 잘한 건 분명히 맞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우리가 속시원하죠, 지금.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일본 기술을 무시할 게 절대 아니죠, 물론?

    ◀ 이성일 선임기자 ▶

    그렇습니다.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소부장 연구 개발에 올해 지금 1조 7000억 원 예산을 댔고요. 내년에도 2조 원 넘게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이게 빠른 시간에 성과가 날 것도 아니고요. 또 정부의 힘만으로 되는 일도 아닙니다. 아까 불화수소 이야기를 잠깐 했지만 나머지 두 개 품목의 경우에는 작년과 수입액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이게 쉽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죠. 그래서 기업 입장에서도 사실 보면 작년에 특별한 대응 전략을 잘 짜서 이 문제가 잘 넘어갔다기보다는 반도체 회사가 전 세계 반도체 산업에 갖고 있는 독과점적인 지위, 이런 것들이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된 것이거든요. 그래서 아마 삼성전자가 지난주에 산학 협력을 통해서 부품, 소재, 기업들 지원하겠다, 이런 계획을 좀 거창하게 내놨습니다. 이런 것도 차체에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자는 장기적인 목표, 이것에 대한 첫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이 기자. 시간은 거의 다 되어 가는데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는 우리한테 큰 충격을 못 준 반면에 우리도 맞대응해서 불매운동 하지 않았습니까? 그 효과는 아직까지 꽤 지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성일 선임기자 ▶

    그렇습니다. 민간 차원의 운동이었고요. 제일 큰 변화가 나타난 거는 한국시장에서 10년 넘게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일본 맥주의 몰락입니다. 통계를 보면요. 판매량이 1년 전보다 거의 한 10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들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이 남은 10%를 과연 누가 먹는지가 궁금할 정도로 주변에서 일본 맥주 찾는 사람들이 사라졌거든요. 판매대에서도 걷었던 일본 맥주를 다시 가져왔는데 찾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이런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자동차와 관련해서는 일본 업체인 닛산이 한국 진출 16년 만에 철수를 결정하는 상징적인 일이 벌어졌고요. 통계를 봐도 해마다 늘기만 하던 일본 차 수입량이 지난해 3분의 1 토막이 났습니다.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가 넘던 게 한 7%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앵커 ▶

    시간은 다 됐는데요. 하나만 더 마지막으로 여쭤보면. 그래서 우리가 이익 본 분야는 어디 있습니까?

    ◀ 이성일 선임기자 ▶

    우리가 이익 본 분야요. 수출 제한 직후에는 주식시장에서 애국 테마주 이래서 주가가 2배, 3배씩 뛴 기업 많았고요. 이런 업체들 중에 애국심 마케팅 해서 이득을 본 주들이 많이 있습니다.

    ◀ 앵커 ▶

    예를 들면? 한 개만 말씀하시고 끝내셔야 할 것 같습니다.

    ◀ 이성일 선임기자 ▶

    예를 들면 맥주나 또 그리고 의류업체들, 이런 데들이 주로 이익을 본 것 같습니다.

    ◀ 앵커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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