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방부 직할부대인 계룡대 근무지원단 군사경찰대대에서 신병을 집단 구타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해당 부대는 가해자를 처벌하겠다고 밝혔지만,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다른 소대로 보내버린 것으로 드러나 잘못된 처사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신수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넉 달 전 계룡대 근무지원단에 배치된 신병 A 씨는 지난달 24일, 낯선 말을 들었습니다.
소속 부대 하사 오 모씨가 선임들에게 '오늘 신병의 마귀를 빼는 게 어떠냐'고 물은 겁니다.
A씨는 그날 밤 11시가 돼서야 '마귀'의 뜻을 알아 차렸습니다.
신병을 침대에 눕힌 뒤 선임 1명이 올라 타고, 나머지 5명의 선임들이 각각 팔다리를 붙잡은 다음 집단 폭행을 이어간 겁니다.
[피해 병사/계룡대 근무지원단 소속]
"'(선임들이) 너는 어디 소속이냐, 무슨 소대냐.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거냐, 어떻게 생활할거냐' 그런 식으로 계속 물어봤어요. 한 단어라도 틀리면 계속해야 되는…"
아프다고 소리를 지를수록 폭행 강도는 심해졌다고 합니다.
[피해 병사]
"제가 아파 가지고 소리를 지르거나 몸부림을 치면 이불로 입을 막거나 손으로 입을 막아서 소리 못 지르게 하고…"
상습적인 구타도 있었다는 주장.
[피해 병사]
"제가 계속 맞으니까 왜 때리냐고 물어봤는데 (선임이) 제 얼굴이 때리고 싶게 생겼다고…"
신고하겠단 호소도 소용 없었습니다.
[피해 병사]
"(가해 선임병이) 오히려 신고해라. 신고하면 아무도 너 편은 없다. 내가 한 대 때리고 들어갈 바에는 차라리 널 죽이고 들어가겠다…그런 식으로 얘길 하셨어요."
4월 초, 소대장은 가해자 처벌을 약속했습니다.
[피해 병사]
"(소대장이) 그런 사람들(가해자)은 여기 있으면 안 된다.. (가해자를) 다른 부대로 전출시키겠다 그렇게 얘기를 하시고…"
하지만 말뿐이었습니다.
처벌은 없었고, 오히려 피해 병사가 옆 소대로 전출됐습니다.
[피해 병사 아버지]
"'(부대에서) 본인이 가는 걸로 해서 (전출) 했습니다'…'아 그래요' 그러고 말았죠. 그 때는…제가 아들한테 물어봤어요. 혹시 그랬더니 위에서 가라는데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해…"
가해 병사들은 자체 조사에서 '마귀'로 불리는 행위는 일종의 관례였으며, 당시엔 장난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집단 폭행 의혹에 대해 국방부 측은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만 밝혀 왔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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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아
"마귀를 빼자"…간부도 가담해 신병 집단구타
"마귀를 빼자"…간부도 가담해 신병 집단구타
입력
2020-04-29 17:23
|
수정 2020-04-2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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