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경기도엔 전시상황에 적의 전차 진입을 막기 위한 '대전차 방호벽'들이 곳곳에 설치돼있는데요.
수십 년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도시미관을 해치고, 교통 정체와 사고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철거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김성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좁은 골목길로 차량들이 쉴 새 없이 오갑니다.
도로 위편 육중한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무너질 듯 위태롭습니다.
이른바 '대전차 방호벽'.
전시에 폭약으로 지지대를 부숴 적 전차의 진입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너무 낡아 흉물이 됐습니다.
[전현자/고양시 내유동]
"빌라가 많이 들어서다 보니까 아이들도 많고, 자전거 타거나 하는데 되게 위험해요. 여기서 갑자기 차가 이렇게 튀어나온다든가 저기에서 모르고 올 때…"
또 다른 대전차 방호벽 역시 너무 낡아 폭약을 설치하기 위해 밟고 건너야 하는 잔도가 금세라도 무너질 듯 보입니다.
대전차 방호벽은 1970년대부터 설치됐는데, 경기 북부에 180여 개가 밀집해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 도로가 여럿 뚫리고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된 상황에서 도시 미관을 해치고 차량 소통을 방해한다는 민원이 잇따랐습니다.
[박재훈/고양시 도시시설팀장]
"새로 우회로가 생겼어요. 그래서 기존에 있는 시설은 사실상 군 작전에도 맞지 않는 과거의 오래된 시설이고, 보시다시피 이게 관리도 잘 안 되고…"
고양시가 3억 6천만 원을 들여 내유동과 지영동의 방호벽을 올해 말까지 각각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주민편의'와 '안보'라는 상충되는 이해관계가 작용하는 만큼 군부대와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였습니다.
[이재준/고양시장]
"저희가 이러한 방호벽이 고양시 내에 총 9개가 있는데, 차제에 이걸 기화로 해서 전체가 다 철거를 하는 이런 쪽에 전향적인 정책들이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고양시는 추가적인 철거사업도 군과 작전상 대체 방안을 논의해 안보 공백이 없도록 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김성우입니다.
5MBC뉴스
김성우
흉물된 '대전차 방호벽'…이제는 역사 속으로
흉물된 '대전차 방호벽'…이제는 역사 속으로
입력
2020-05-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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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5-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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