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렇게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는 주말사이 미국뿐 아니라 유럽으로도 확산돼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습니다.
영국에선 성난 시위대가 17세기 노예 무역상 동상을 끌어내린 뒤 강물에 던져버리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장재용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영국 노예무역 중심지였던 브리스틀에 세워진 17세기 노예 무역상, 에드워드 콜스턴 동상에 시민들이 밧줄을 걸더니 끌어내립니다.
일부 시위대는 바닥에 내팽개쳐진 동상 위로 올라가 마구 짓밟고 환호합니다.
17세기 이 지역 무역회사 임원이었던 콜스턴은 아프리카 흑인 8만여명을 아메리카 대륙에 노예로 팔아넘긴 인물입니다.
동상을 시내 여기저기 끌고 다니며 사진을 찍길 한참.
그래도 분이 안 풀린 시위대는 인근 항구까지 동상을 끌고가 강물에 던져버립니다.
인도 쌀 수탈을 지시해 벵골 대기근을 일으켰다는 의혹을 받는 윈스턴 처칠의 동상에도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낙서가 적혔습니다.
런던에서도 수천 명이 미국 대사관 앞 도로를 둘러싼 채 인종 차별에 항의했습니다.
"정의 없이 평화 없다."
('정의 없이 평화 없다.)
[피오나 콜린스/시위 참가자]
"우리 아이에게 흑인이라서 특정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마음 아파요. 아이들은 뭔가 하려면 열 배는 더 열심히 해야 해요. 저는 아이들이 그러길 바라지 않아요, 바꿀 겁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도 수천 명의 시위대가 '나는 숨을 쉴 수 없다',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미국 인종 차별 반대 시위를 응원했습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선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 무릎에 목을 짓눌렸던 8분 46초간 한쪽 무릎을 꿇고 추모했고, 스페인 마드리드 미 대사관 앞엔 트럼프는 세계의 수치라는 손팻말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번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벨기에를 비롯해 일부 시위대가 벽돌을 던지고 경찰은 물대포로 대응하는 등 폭력 양상을 빚기도 했습니다.
런던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경찰 14명이 다쳤고, 독일에선 시위대 93명이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MBC뉴스 장재용입니다.
5MBC뉴스
장재용
철거된 노예무역상 동상…유럽 곳곳 규탄 집회
철거된 노예무역상 동상…유럽 곳곳 규탄 집회
입력
2020-06-0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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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6-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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