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매년 여름이면 홍수와 태풍으로 피해 입은 나무들이 버려지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런 버려진 나무, 고사목을 시민들이 쉴 수 있는 벤치나 안내판 등으로 바꿔 새 생명을 주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장재용 기자가 소개합니다.
◀ 리포트 ▶
목재 다듬는 소리에 작업장이 분주합니다.
목재 크기를 맞추고, 자른 조각이 맞는지 살펴보고, 거친 표면은 말끔하게 다듬습니다.
버려진 나무를 벤치나 안내판으로 재가공하는 경기도 수원시 숲자원화사업단입니다.
썩는 냄새가 난다고 잘린 은행나무 가로수부터 공원에서 수명을 다한 아까시나무, 태풍과 홍수로 꺾인 오동나무, 버드나무까지…
사연도 제각각인 나무들.
하지만 이 작업장에선 가족들이 함께 도시락을 먹을 마차바퀴 테이블, 아이들이 장난감을 갖고 놀 벌집모양 테이블 등 나무로서 제2의 삶을 꿈꾸게 됩니다.
자원 재활용에 시설물 설치비 절감까지 시 입장에서도 일석이조.
[채수연/수원시 생태공원과]
"버려진 목재를 활용하는 차원의 업사이클링(재활용)뿐만 아니라 편의시설을 만드는 비용까지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휴게시설이 필요한 복지시설에 기증할 계획을…"
숲자원화사업단 소속 목공들도 개인 사업 할 때와는 다른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조병율/수원시 숲자원화사업단]
"(예전에는) 개별적인, 개인적인 목공을 했다고 한다면 지금은 여러 사람을 위한 목공이고, 버려지는 것들의 새로운 탄생이라고 그럴까…"
벤치나 테이블로 재탄생하기까진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야적장에서 수분을 말리는 1차 건조에만 최소 2~3개월에서 6개월 그늘에서 2차 건조에 또 최소 2~3개월 여기에 실제 가공에 앞서 목재로 다듬는 1차 가공까지 거쳐야 합니다.
이렇게 사업 첫해였던 작년 제작된 시설물은 170여 점.
벤치가 되어 시민에게 쉴 자리를 제공하고 안내판으로 길에 서기도 했습니다.
[김희란/수원시 서둔동]
"기계적으로 찍어진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 오잖아요. '나무가 어떻게 살아왔구나'라는 것을 다시 보게 됩니다. 이렇게 썩은 부분도 그대로 이용해서 보니깐…"
수원시는 코로나19 추이를 봐가며 시민들이 고사목으로 직접 일상 생활용품을 만드는 목공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고사목 활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장재용입니다.
5MBC뉴스
장재용
버려진 고사목…휴식처로 새 생명
버려진 고사목…휴식처로 새 생명
입력
2020-07-23 17:12
|
수정 2020-07-2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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