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정부가 오염이 의심되는 정수시설 49곳에 대해 1차 조사를 한 결과, 전국 7개 정수장에서 벌레 유충이 확인됐습니다.
수돗물에서 벌레가 발견됐다는 신고는 하루 수백 건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욕실 바닥에서 까만 벌레가 꿈틀거립니다.
서울의 한 사설 체육시설에서 발견된 겁니다.
['수돗물 벌레' 제보자]
"까만 유충같은 게 있어서…한 서너 번 봤어요, 2주 안에."
지난 9일 인천 수돗물에서 유충이 확인된 이후 서울, 부산과 울산 등에서도 비슷한 신고가 총 7백 건이 넘었습니다.
환경부가 인천 공촌정수장처럼 '숯 성분'인 '활성탄 여과지'를 사용하는 정수장 49곳을 점검한 결과 7곳에서 벌레를 확인했습니다.
이미 깔따구 유충으로 확인된 인천 공촌 외에도 인천 부평과 경기 화성, 낙동강 유역 김해, 양산, 울산, 의령 정수장에서 벌레가 나왔습니다.
벌레가 발견된 곳은 대부분 수돗물 냄새를 잡는 '활성탄 여과지' 부분으로 다음 단계인 배수지나 저수조에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수장 12곳은 창문이 부서져 있거나 수면이 밖에 드러나는 개방형 시설에서 방충망이 없어, 벌레가 들어가거나 알을 낳을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신진수/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
"정수장 내 활성탄지에서 부화된 유충이 걸러지지 않고 정수장, 배수지를 거쳐 가정까지 공급된 것으로…"
서울시 정수 시설 자체 점검에서는 유충이 나오지 않아 신고 접수된 민원은 수돗물 보다는 배수구 등 외부 요인으로 추정됐습니다.
[서대훈/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생산부장]
"배수구 도랑에서, 유충이 과거에도 있었다고…"
환경부는 문제의 활성탄 여과지를 교체하거나 세척했지만, 이미 수도관으로 흘러간 유충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활성탄을 쓰지 않는 일반 정수장 4백여 곳에 대한 조사를 이번 주 안에 마무리하고 결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930MBC뉴스
이재민
정수장 7곳서 유충 발견…서울은 배수구 문제?
정수장 7곳서 유충 발견…서울은 배수구 문제?
입력
2020-07-2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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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7-2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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