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수도권 전세난이 가중되다 보니 급기야 임대 아파트 견본 주택 앞에서 밤을 새우는 긴 줄까지 생겨났습니다.
계약이 불발된 빈집이 나올까 무작정 기다려 보려고 나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화성에 있는 한 민영 임대아파트의 모델하우스 앞.
문을 여는 오전 9시까지 1시간도 넘게 남았는데 10명 넘는 사람들이 두꺼운 옷에 담요까지 두르고 앉아 있습니다.
7천 세대 규모인 임대아파트에서 하루 대여섯 개씩 나오는 전셋집을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정수미/경기 군포 거주]
"손이랑 발이 제일 시려요. 힘들어요. 진짜 너무 올랐어요. 전세가…"
이 임대아파트에선 빈 전셋집이 나면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아 계약합니다.
주변 전셋값보다 30% 이상 싼데도 원래 인기가 많지 않아 열 집 중 두 집은 비어 있던 곳이지만, 지난여름 전세난이 본격화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나흘째 줄을 선 사람이 있는가 하면,
[A씨/임대아파트 대기자]
(처음 여기에 언제 오신 거예요?)
"월요일요. 1시쯤…앞 순번 분들이 다 계약을 하셔서 끊겼고, 가족하고 교대로 (줄 서고 있어요.)"
30km 떨어진 지역에서 온 사람도 있습니다.
[박정안/경기 수원 거주]
"화요일 저녁 8시부터요. 수원 금곡동에 거주 중인데요. 거기서 지금 전세가 없어가지고 갈 데가 없으니까 그냥 울며 겨자 먹기로 여기 와서 기다리는 거죠."
20명 넘게 대기했지만, 나온 빈집은 6개뿐. 나머지는 또 기다려야 합니다.
다른 지역 민영 임대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
[지승진/건설사 모델하우스 이사]
"사전 예약도 받아봤습니다. 그런데 허수가 많아가지고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저희들이 어쩔 수 없이 줄 서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셋값은 이번 주에도 올랐습니다.
서울은 72주 연속, 전국은 62주 연속 올랐는데, 모두 상승폭이 확대됐습니다.
전셋집을 못 구한 사람들이 서울 밖으로 나와 집을 사면서, 비규제지역인 김포의 아파트값은 2주 만에 4% 가까이 폭등했고, 부산을 비롯해 수도권 외 지방 아파트값도 8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심각한 전세난 속에, 애써 잡은 매매시장까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정부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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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전셋집이 없어서…임대주택 들어가려 밤샘도
전셋집이 없어서…임대주택 들어가려 밤샘도
입력
2020-11-13 09:40
|
수정 2020-11-1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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