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경북 예천군 의원들이 해외 연수를 가서 가이드를 폭행하고, 접대부가 있는 술집을 요구해 논란을 일으켰던 사건, 1년전 MBC가 단독으로 보도해 드렸는데요.
이후 곱지 않은 시선 속에 몸 조심 하던 지방 의회들이, 지난 연말, 줄줄이 해외 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방문 기관의 초청을 받는 식으로, 까다로워진 사전 심사를 모두 피해갔습니다.
최보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미국과 캐나다로 열흘간 해외연수를 갔던 경북 예천군 의원들.
일정이 마음에 안 든다며 술을 마신 뒤 가이드의 얼굴을 때리는가 하면,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술집을 요구해 큰 물의를 빚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지방의회의 외유성 연수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은 가운데, 경북 지역 3군데 시군의회 의원들이 작년말 줄줄이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작년 11월, 상주시의회 의원 12명 등 20명은 중국 영성시로 3박 4일 연수를 다녀왔는데, 농장과 산업단지 견학도 있었지만 진시황이 다녀갔다는 성산두와 노천 온천 등 관광지도 빼놓지 않고 들렀습니다.
청송군의회도 11월, 군의원 7명 전원이 자매도시인 중국 숙천으로 다녀왔고, 안동시 의원들은 크리스마스 때 2개 조로 나눠 독일 함부르크와 중국 대련으로 나갔습니다.
일인당 많게는 250만 원에서 적게는 100만 원의 세금이 경비로 들어갔습니다.
시군의원들이 해외출장을 나가기 전 받아야하는 사전 심사도 모두 거치지 않았습니다.
규정상 해외 방문기관과의 교류행사를 위해 출장갈 경우엔 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을 활용한 겁니다.
그런데, 안동과 상주 시의회가 갔던 도시는 자매교류 관계도 아니었습니다.
두 의회는 "상대 기관이 먼저 초대를 해 와서 방문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곱지 않습니다.
[강서구/안동YMCA 사무총장]
"무슨 협약을 체결하거나 이런 성과들이 있냐는 거죠. 그런 게 없는 상태에서 교류만 하면 뭐해요, 돈 쓰는 거지."
1년 내내 눈치를 보다 연말에 해외연수를 다녀온 시군의원들은 올해도 연수를 나가겠다며 관련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상주시의회가 1인당 456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의성군의회는 85만 원 인상한 385만 원을 책정했습니다.
MBC뉴스 최보규입니다.
(영상취재 : 최재훈, CG : 이옥주)
뉴스데스크
최보규
또 '줄줄이' 해외 연수…감시 피하는 '꼼수'만 늘어
또 '줄줄이' 해외 연수…감시 피하는 '꼼수'만 늘어
입력
2020-01-0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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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1-0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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