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해 10월 발생한 호주 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오히려 확산이 되면서 호주 당국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 했습니다.
수도인 캔버라와 유명 관광지 시드니가 있는 남동부 일대의 피해가 큰 상황인데, 해안 지역에는 관광객 대피령까지 내려졌습니다.
박진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산등성이를 따라 시뻘건 불길이 번져가며 막대한 연기가 솟아오릅니다.
산불 진압에 나선 소방차를 금세 집어삼킬 듯, 거센 화염이 맹렬히 타오릅니다.
[제스퍼/뉴사우스웨일스주 소방대원]
"창문 바로 앞에서 불길이 솟았고 차 옆면이 다 녹아내렸습니다."
남부 빅토리아 주에선 산불로 고속도로가 폐쇄되면서 해변에 고립된 주민과 관광객 4천 명을 구출하기 위해 군 헬기와 함정까지 동원됐습니다.
[제이드 퀸/대피 주민]
"해변을 따라 불이 계속 이어지면서 모든 고속도로가 막혀 베이트맨스 베이(만)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습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초대형 산불은 이상고온과 강풍을 타고 번지면서 해를 넘겨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소방대원 10명을 포함해 18명이 숨졌고, 서울시의 80배에 달하는 500만 헥타르가 불에 타면서 주택 1천 3백여 채가 전소했습니다.
피해가 집중된 곳은 시드니와 캔버라 등 대도시가 위치한 남동부 인구밀집지역.
당국은 오는 4일에도 41도를 넘는 폭염과 강풍이 예보됐다며, 인근 해안가를 관광 금지 지역으로 지정하고 대피령까지 내렸습니다.
[글레디스 베레지킬리언/NSW주 총리]
"내일(현지시간 3일) 오전 9시부터 1주일 동안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화재 연기로 이 지역의 대기 질 지수도 위험 단계보다 21배나 높은 심각한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BBC 방송은 "기후 변화에 따른 이상기온과 건조한 대기 등이 산불을 키웠다"면서 역대 최악의 화재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지목했습니다.
하지만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기후 변화와의 연관성을 부인하면서, 강력한 대응조치를 요구하는 민심을 외면한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영상편집: 위동원)
뉴스데스크
박진주
2달간 안 꺼진 호주 산불…"모두 이 곳을 떠나라"
2달간 안 꺼진 호주 산불…"모두 이 곳을 떠나라"
입력
2020-01-02 20:28
|
수정 2020-01-02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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