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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간호사 죽음으로 내 몬 '태움'…1년이 지났는데

[소수의견] 간호사 죽음으로 내 몬 '태움'…1년이 지났는데
입력 2020-01-04 20:29 | 수정 2020-01-0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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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작은 목소리를 크게 듣는 '소수의견' 시간입니다.

    동료간호사를 괴롭히는 간호사회의 악습을 '태움'이라고 하죠.

    이 태움 때문에 서지윤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지 내일이면 꼭 1년이 됩니다.

    1년 동안 달라진 게 있을까요?

    곽승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고 서지윤 간호사를 기억하는 추모제.

    한자리에 모인 동료와 유가족들이 고인을 기리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스물아홉 젊은 간호사의 갑작스러운 죽음.

    유서에는 "병원 사람들의 조문을 받지말라"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故 서지윤 간호사 남동생]
    "처음에는 저희 누나 사체를 보면서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나중에는 인정을 하게되는데 이 서울의료원은 저희에게 다시 한번 화를 불러일으키는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서 간호사가 숨진 지 8달이 지나서야 발표된 진상보고서.

    고인이 동료들이 비해 야간근무를 2배이상 수행했고, 잦은 스케줄표 변경과 불합리한 근무일정으로 고통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 고인이 원치 않는 행정부서로 발령 받고 난 뒤, 책상과 개인 컴퓨터같은 기본적인 용품조차 지급받지 못한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심지어 행정부서에 있으면서 수시로 병동에 파견가야했고 "네가 그리 잘났냐는" 등의 모욕적인 발언도 들어야했습니다.

    재가 될 때까지 괴롭힌다는 '태움'의 실체가 일부나마 드러난 것입니다.

    이후 서울의료원 혁신위 측은 김민기 원장의 사임과 함께 5대 혁신안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유가족과 동료 간호사들은 달라진 건 없다고 말합니다.

    혁신위 측이 겉으로만 진상조사 결과를 수용한다고 밝힐 뿐, 정작 태움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징계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장시간 노동이라는 간호 사회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간호사의 인력 충원이 필수적인데 관리직급인 노무-인사팀을 확장하는 식으로 엉뚱한 답을 내놨다고 지적합니다.

    [이민화/행동하는 간호사회]
    "'참으면 된다', '더 강해지면 된다', '노력하면 된다', 이 사회는 개인들에게 그렇게 이야기해왔는데요. 언제까지 (간호사) 개인의 희생과 노력으로 이 병원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들을 메꿔야할까요?"

    서울의료원 간호사의 이직률은 39%.

    세 명 중 한 명 이상이 병원을 떠나는 현실은 서 간호사의 죽음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곽승규입니다.

    (영상취재: 박종현 / 영상편집: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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