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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당뇨 위험하다" 편견에 두 번 우는 아이들

"소아 당뇨 위험하다" 편견에 두 번 우는 아이들
입력 2020-01-05 20:17 | 수정 2020-01-0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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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올해부터 소아당뇨 환자들이, 혈당 관리를 위한 의료기기를 구입할 때, 의료급여 혜택을 받게 됐는데요.

    경제적 혜택은 늘었지만 여전히 "위험하고 불편하다"는 사회적 편견과, 소극적인 법령 탓에 학교나 어린이집을 옮겨다니고 있습니다.

    전동혁 기자가 소아당뇨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1년여 전, 1형 소아당뇨 진단을 받은 초등학생.

    최소 하루 다섯 번, 이미 굳은 살이 박혀버린 자신의 왼쪽 손가락에서 피를 내 혈당을 재고, 인슐린을 투약합니다.

    당뇨를 앓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학교에선 친구들의 놀림이 시작됐습니다.

    [소아당뇨 초등학생 어머니]
    "나이 드신 분들이 당뇨는 못먹어서 생긴 병이라거나 유전병이라든가 (하면서) 아이들한테 잘못된 인식을 주니까."

    1형당뇨인 소아당뇨는 면역 계통에 이상이 생겨 발생할 뿐 식습관이나 유전, 전염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보호자는 이런 내용으로 안내문까지 만들어 학교에 돌렸지만 친구들의 놀림은 계속됐고, 아이는 결국 서울에서 지방으로 학교를 옮겨야했습니다.

    [초등학생]
    ("친구들한테는 비밀로 하고 있죠?")
    "네. 중학생 때는 알려줄까 싶은데 예감이 안 좋아서. 애들이 뭐라 할 것 같아서."

    지난 달엔 당뇨 진단을 받은 5살 유아가 어린이집을 퇴소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보호자가 어린이집을 방문해 직접 인슐린 주사를 놓겠다고 했지만 어린이집이 난색을 표한겁니다.

    [권혁준/소아당뇨 유아 아버지]
    "어린이집은 의료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그 안에서 투약행위를 하는 것은 좀 힘들다, 절대 안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새 어린이집을 찾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권혁준/소아당뇨 유아 아버지]
    "소아당뇨를 얘기하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시는 데(어린이집)가 좀 많았어요."

    소아당뇨는 최근 기술의 발달로 혈당 관리가 더 쉬워졌습니다.

    팔에 센서를 붙이고 있으면 5분에 한 번씩 혈당이 자동으로 측정되고, '인슐린 펌프'라는 장비를 통해 버튼만 누르면 인슐린을 넣을 수 있습니다.

    [정연휘/초등 6학년]
    "제가 알아서 학교에서 혈당을 보는데, 센서에 문제가 생겼거나 그럴 때만 (보건실에) 가고. 나머지는 다 교실에서 해요."

    다만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나 어린이집, 유치원 원아들에게는 여전히 도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에선 소극적인 법 조항 때문에 선뜻 나서기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어린이집에는 영유아의 투약행위를 보조할 수 있는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없는 경우가 더 많은데다, 있다고 하더라도 보조의 범위가 불분명하고, 유치원이나 학교에는 1형당뇨로 인한 쇼크로 학생의 생명이 위급할 때만 보건교사가 투약을 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소아당뇨 환자와 보호자들은 올 한해 소아당뇨에 대한 편견 해소와 더불어 어린 환자들이 직접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인슐린 투약에 대한 의무와 면책 등을 명시한 제도가 마련되기를 소망했습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노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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