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용피해자 눈물 닦는 합의를"…日 변호사들 호응

◀ 앵커 ▶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우리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지도 이제 만 일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책임을 회피하면서 판결을 이행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자 피해자들을 지원해온 한, 일 양국의 변호인단이 오늘 한일 동시에 기자회견을 열어서 이 문제를 해결할 공동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최경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강제 징용 피해자 대리인단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한일 양국의 변호사를 비롯해 경제와 정치계 관계자로 구성된 공동협의체를 만들자"고 공식 제안했습니다.

한일 양국 정부와 가해 기업, 피해자 등이 참여하는 공동협의체에서 피해 배상 문제를 논의하자는 건데, 그 전제 조건으로 "일본 정부와 기업이 피해자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못박았습니다.

[이동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문제 해결의 출발점에 두어야 하는 것은 인권 침해의 사실 인정입니다. 인권 침해의 사실이 인정되는 것에서부터 비로소 피해자 구제의 필요성이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중국인 강제 징용 피해 배상에 활용된 사례를 예로 들며 "일본 국민과 일본 가해 기업이 책임을 인정하고 기금을 만들어 보상과 추도 사업에 나서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국언/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일본의 가해 기업이 해결하고자 하는 것을 일본 정부가 방해하지 않는다면 해결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할 것 입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 기업과 국민이 자발적으로 낸 성금으로 피해 배상금을 지급한다"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법안에 대해 다시 한 번 반대의 뜻을 밝혔습니다.

기자회견이 열린 시각 일본 도쿄에서도, 징용 피해자 소송을 지원해온 일본 변호사 10여명이 "공동 협의체" 제안을 촉구했습니다.

[가와카미 시로/강제 징용 피해자 측 변호사]
"인권침해 사실을 일본정부와 일본기업이 인정하고 사죄하는 것이 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에 위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2018년 8월 대법원 판결 이후 일본이 판결을 이행하지 않자, 가해기업의 국내 재산을 강제매각하는 절차가 진행중이지만, 일본 정부가 우리 법원의 결정문을 일본기업에 송달하지 않으면서 이 절차가 역시 지연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MBC뉴스 최경재입니다.

(영상취재 : 지영록 / 영상편집 : 오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