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해도 정도껏" 도 넘은 의사 막말…손찌검까지

◀ 앵커 ▶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어느덧 6개월이 지났는데, 여전히 괴롭힘은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경남 창원의 한 국립 병원에서는 의사들이 간호사들에게 인격 모독성 폭언을 일삼고, 손찌검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서창우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경남 창원 한 국립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

소아청소년과 A교수가 간호사에게 중환자실이 떠나갈 듯 고함을 지릅니다.

[소아청소년과 A교수]
"아니, 멍청해도 정도껏 멍청해야지. 제대로 하는 일도 없어. 뭐, 잘하는 척하고 있어!"

신생아 상태를 점검하던 중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했다며 윽박지르는 겁니다.

[소아청소년과 A교수]
"모르는 데 무슨 의문이 생겨. 무슨 의문이 생기고 무슨 얘기를 하겠어요. 뭐가 필요할 건데, 아는 게 없는데.. 아, 내가 진짜 짜증이 나가지고."

평소 A교수의 폭언에 시달렸던 이 간호사는 참다 못해 병원을 그만뒀습니다.

[피해 간호사]
"교수님은 기분에 따라서 사람을 대하고, 차별적으로 대하면서 사소한 일에도 화를 참지 못하고 모두가 있는 앞에서 대놓고 폭언을 일삼았습니다."

A교수는 폭행에도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피해 간호사]
"후배 간호사가 일을 잘 못하는 것에 대해서 항상 선배 간호사에게 와서 하소연을 많이 하셨는데, 그러면서 이제 같이 폭력이 동원됐고요. 팔을 계속 때리면서 등짝도 같이 때리고…"

그런가 하면, 산부인과 B교수는 4년전 간호사를 폭행하고, 회식 자리에서 여자 직원의 뺨에 입을 맞추는 성희롱을 했는데도, 3개월 정직처분만 받고 복귀했습니다.

그러고는 또 다시 간호사들에게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B교수]
"진짜 xx… 너희 맨날 사고만 쳐가지고 xxx. 연락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니야. xx 정신이 있는 것들이야, 없는 것들이야."

이들 교수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그만뒀다는 간호사만 20여 명.

결국, 간호사들은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넣었습니다.

[신용석/민주노총 창원경상대병원 지부장]
"우월적 지위를 통한 직장 내 갑질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고요. 의사와 간호사 간의 직종 간 갈등을 넘어서 개별에 대한 어떤 일탈 행위,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병원 측은 "두 교수 모두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뜻을 내비쳤다"며, "내부 조사를 해 징계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창원 경상대병원 관계자]
"(당사자 모두) 잘못을 인정하고 상처를 입은 분들께 직접 사과를 할 예정입니다. 내부 조사를 통한 심의 결과에 따라 추후 징계 여부를 결정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진정은 1천9백여 건.

이 중 절반은 상사의 폭언에 시달렸다고 호소했습니다.

MBC뉴스 서창우입니다.

(영상취재 : 한연호(경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