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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 날아든 '섬뜩' 연하장…"조선인 말살·살해"

정초 날아든 '섬뜩' 연하장…"조선인 말살·살해"
입력 2020-01-07 19:59 | 수정 2020-01-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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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일본에서 섬뜩한 혐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재일 동포들이 주로 이용하는 복지 시설에 '재일 한국인, 조선인을 말살하고 살해하자'는 협박이 담긴 연하장이 날아왔습니다.

    도쿄에서 고현승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도쿄 인근 가와사키시의 다문화 복지시설입니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주로 재일 동포들이 이용하는 이곳에 새해 연하장 엽서가 배달됐습니다.

    지난 4일 직원이 우편함에서 발견한 연하장에는 '재일한국·조선인을 이 세상에서 말살하자. 살아남았으면 잔혹하게 살해하자'는 섬뜩한 문구가 적혀있었습니다.

    발송인은 다카하시라는 명의를 도용했고, 필적을 감추기 위해 자를 대고 그린 듯한 각진 글씨체였습니다.

    놀란 시설 측은 즉각 가와사키시와 경찰에 신고했지만, 극도의 불안감에 외부인 접촉을 극도로 피하고 있습니다.

    이곳 가와사키시 사쿠라모토에서는 3년 전에도 혐한 시위가 열린 적이 있어, 이번 협박장으로 재일 동포들 사이에 다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도요타 민주(재일동포 3세)]
    "놀랐습니다. 굉장히 무섭다고 생각하고요, 뭐가 하고 싶어서 그런 짓을 하는지…"

    공장지대인 가와사키시는 일제 시대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이 해방 후 정착하면서 지금도 재일 동포 2, 3세들이 많이 사는 곳입니다.

    차별반대 운동이 활발했고, 그 때문에 우익들의 혐한 시위가 집중되면서, 작년 12월 가와사키시는 일본 지자체 중 처음으로 혐오 발언을 처벌하는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야마다 타카오/혐오발언 반대 시민단체]
    "(이번 협박장은) 분명히 가와사키시가 차별없는 인권 존중 마을을 조성하는 조례를 만든 데 대한 항의입니다."

    혐오 발언 처벌 조례는 오는 7월 시행될 예정이지만, 우경화돼가는 일본 사회의 혐한 감정에 제동을 걸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영상취재: 김진호(도쿄)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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