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독감 예방 백신을 맞으면 정말 독감에 안 걸리는지 정부가 처음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백신을 맞은 열 명 중 네 명 넘게 독감에 걸렸습니다.
그럼 백신 주사가 굳이 필요 없겠네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더 큰 병을 막으려면 백신 접종은 필수라고 합니다.
정부 조사 내용을 윤정혜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의 한 소아과.
매년 독감 예방 주사를 맞는데도 매번 독감에 걸린다는 아이는 올해 또 독감으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고정우/독감 환아 부모]
"예방접종 했는데도 독감 걸려서 5일 동안 격리돼 있었어요. 거의 매년 한 번씩 걸리니까. 예방접종 항상 하는데도 피할 순 없더라고요."
그럼 독감 예방 백신은 실제로 얼마나 독감을 막아주는 걸까.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처음으로 독감 예방 접종의 효과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지난해 겨울 독감 의심 증세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예방주사를 맞아 독감 바이러스 감염을 피한 경우는 10명 중 6명, 나머지 10명 중 4명 남짓은 예방 주사를 맞았는데도 독감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방 효과가 97%에 달하는 홍역 등 다른 대부분의 백신들보다 접종 효과가 떨어지는 이유는 독감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입니다.
독감 백신은 그 해에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 종류들을 미리 예측해 만드는데 이 예측이 좀 빗나가거나, 맞더라도 시시각각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독감 바이러스 특성상 그 변종들을 다 막아낼 수가 없는 겁니다.
[김우주/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홍역 바이러스는 항원 변이가 많지 않다. 안정적이다. 그렇지만 독감 바이러스는 변이가 많이 있어서 자꾸 바뀌기 때문에 백신 효과도 떨어지고 매년 새로 독감 백신을 맞아야 하는 이유가 됩니다."
예방 주사를 맞아도 2명 중 1명이 독감에 걸린다면 맞으나 안맞으나 마찬가지 아니냔 생각도 들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큰 오산이라고 지적합니다.
예방 주사를 맞아야 일부 증세라도 완화할 수 있고, 특히 폐렴과 같은 더 큰 병으로 이어질 위험성은 현저히 낮출 수 있다는 겁니다.
[이재갑/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백신 접종 효과가 많이 떨어지긴 하더라도 중증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효과는 괜찮다고 나오거든요. 3월, 4월 넘어가면 다른 인플루엔자에 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특히 독감에 걸리면 합병증으로 이어지기 쉬운 임산부들과 면역력이 취약한 노인과 어린이들은 봄철까지도 독감을 안심할 수 없으니 지금이라도 예방 접종을 하라는게 보건당국의 권고입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VJ / 영상편집: 이상민)
뉴스데스크
윤정혜
[단독] 분명히 백신 맞았는데…"40%는 그래도 걸려"
[단독] 분명히 백신 맞았는데…"40%는 그래도 걸려"
입력
2020-01-1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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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1-1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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