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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철아 할 말이 없데이"했던 아버지…일기장 공개

"종철아 할 말이 없데이"했던 아버지…일기장 공개
입력 2020-01-13 20:07 | 수정 2020-01-1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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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 경찰의 물고문으로 숨진 고 박종철 열사 33주기를 맞아 아버지 고 박정기 선생의 일기장 일부가 공개됐습니다.

    민주화 운동에 대한 열망과 함께 아들을 향한 진한 그리움이 담겨 있습니다.

    조명아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1987년 5공화국 말기,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을 당해 숨진 서울대생 고 박종철 열사.

    박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선생은 아들의 억울한 죽음 이후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습니다.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박정기 선생이 일기장에 쓴 1주기 추도사.

    아버지는 아들이 민주화 운동을 하다 법정에 섰을 때 했던 발언, 한마디 한마디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5.18 광주항쟁의 주적들이 설 자리에 왜 자신이 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당당하게 외치던 아들을 똑똑히 봤다며 민주화 운동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추모사 곳곳에는 아들을 따라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났습니다.

    "우리 아버지까지 민주화 운동에 자신있다"고 무도한 정권에 희생된 선후배들에게 전해달라며 아들에게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빽빽히 써 내려간 일기장에는 아들에 대한 행적을 덤덤하게 기술하다가도 "눈물을 닦고 닦아도 지면이 다 젖었다"며 아버지로서 진한 슬픔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현주/민주열사 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사관의 입장에서 역사의 모든 페이지를 기록에 남겨야겠구나 하는 사명감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거기에는 일지 식의 기록들이 대부분인데, 그 사이사이에 아들을 잃은 아버님의 애절한 마음들이 곳곳에 녹아있고요."

    박정기 선생이 1987년 12월부터 2006년 8월까지 쓴 일기장과 회고담은 모두 14권 분량입니다.

    박종철 열사와 관련한 모든 일정과 주요 인물들과의 만남까지, 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역사적 현장이 생생하게 담겨있습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지난 2018년 선생이 노환으로 별세한 뒤 유족들로부터 해당 자료를 넘겨 받아 문서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 남현택 / 영상편집 :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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