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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식 없니?"…명절 '덕담'이 손주 소식 늦춘다

"좋은 소식 없니?"…명절 '덕담'이 손주 소식 늦춘다
입력 2020-01-20 20:36 | 수정 2020-01-2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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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아이를 낳기 위해 힘든 치료까지 받고 있는 난임 부부들, 다가오는 설연휴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온 가족이 모이면 아이를 은근히 재촉하는 말이 나오기 때문인데요.

    특히 위로를 한다고 하는 말들도 스트레스가 돼 치료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한 병원이 난임부부에게 해서는 안 될 말들을 정리해 내놨습니다.

    전동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설 명절을 앞두고 난임센터엔 불안을 호소하는 난임 부부들의 상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난임치료 여성 A 씨]
    "동서가 아이를 가졌는데, 어머니께선 저희 큰 손주를 더 원하시는 거죠. 언제 장손을 볼 수 있냐. 제가 큰 며느리 역할을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친정을 가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난임치료 여성 A 씨]
    "친정에서도 아이 못 갖는 (딸을 둔) 부모의 심정이 있더라고요. '열심히 하다보면 꼭 될 거다' 얘기를 해주시고. 저희 부모님도 죄스러운 마음을…"

    남편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집니다.

    [난임치료 남성 B 씨]
    "그냥 지켜봐 주시면 마음 편히 저희가 준비를 할 수 있는데. 가면 또 걱정 아닌 걱정도 해주시고. 그렇게 해주시는 것 자체가 부담이죠."

    나를 안쓰러워하는 마음인 줄 알면서도 위로의 말은 더 부담스럽게 다가옵니다.

    [난임치료 여성 C 씨]
    "친정 쪽에서는 '너는 왜 애기가 안 생기니', '일을 하지 말아야 되는 것 아니니' 그런 얘기 들으면 내가 뭔가 부족한가…"

    국내 한 난임센터가 명절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난임 부부 100여 쌍에 대한 상담 사례를 토대로, '해서는 안 될 말'들을 제시했습니다.

    "직장 그만두고 아이 낳는데 최선을 다해라" "임신은 신의 섭리니 열심히 기도해라" "언제 손주를 볼 수 있냐" 처럼 임신 출산을 은근히 재촉하는 말들은 물론, "편하게 마음먹어라" "아이 가지면 오히려 힘들다" 같은 위로 차원의 발언 역시 난임부부들에겐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난임치료 여성 C 씨]
    "'지금 놀아야지, 애기 가지면 (힘들어)' 그런 얘기도 들었어요. 많이 상처가 됐죠."

    [난임치료 여성 A 씨]
    "이번이 마지막이다 생각을 항상 하기 때문에…그런데 옆에서는 '뭐 그렇게 조급하게 생각하냐', '뭐 걱정이냐' 편하게 던지시는 말들이 마음이 좀 안 좋더라고요."

    이런 말들은 실제 난임 치료에도 나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스트레스가 호르몬 분비에 이상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이상혁/분당차병원 난임센터 교수]
    "설이나 명절 후에는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많아지기 때문에 치료 성실성이 떨어집니다. 성공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죠. 포기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요."

    전문가들은 난임 부부들에게 정말 도움을 주고 싶다면 섣부른 조언이나 위로의 말보다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을 가져달라고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영상취재: 김두영 / 영상편집: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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