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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맨] 음식점 '베끼기 전쟁'…장사도 따라하기?

[로드맨] 음식점 '베끼기 전쟁'…장사도 따라하기?
입력 2020-01-25 20:23 | 수정 2020-01-2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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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입니다.

    요즘은 어떤 식당 앞에서 줄서서 기다리시나요?

    우리나라만큼 먹거리 유행이 빨리 퍼졌다가 빨리 사라지는 나라도 드물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 건지, 문제는 없는 건지 길 위에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1. 마라탕

    최근에 마라탕이 좀 유행이라고 하는데요.

    이 거리에 몇 개나 있는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바로 눈앞에 하나가 있고요.

    길 건너에도 하나가 더 있습니다.

    바로 옆 골목으로 들어왔는데 이렇게 마라탕 가게가 하나 더 있고요.

    [아이리/일본인 관광객]
    "예전에 한국에 왔을 때 여기가 원래 떡볶이 가게였거든요. 그런데 마라탕 가게로 바뀌었어요. 너무 많이 봤어요. 마라탕 가게 이름을."

    [마라탕 가게 주인]
    (마라샹궈는 50% 할인도 있네요?)
    "사실은 남는 거 없죠. 그래도 손님들 끌기 위해서."

    2. 흑당버블티

    흑당 버블티도 유행인데요.

    이곳이 흑당 버블티의 원조라고 불리는 매장인데요.

    이 주변 상권은 어떤지도 한번 둘러보겠습니다.

    이렇게 마주 보고 있는 세 개의 카페 모두 (전문점은 아니지만)흑당버블티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김인희/흑당버블티 전문점 주인]
    "많이 생겼죠. 지금 전문적인 브랜드로 나온 거는 국내에서 한 10개 정도? 전문 브랜드가 잘 되니까 '우리도 추가를 해서 팔자' 고…"

    3. 생과일주스

    이렇게 빠르게 퍼지는 요식업 트렌드.

    얼마나 오래 갈까요?

    몇 년 전부터 우후죽순 늘어났던 저가형 생과일 쥬스 브랜드들.

    지금은 어떤지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장순광/생과일주스 가게 주인]
    "처음에 오픈했을 때는 이게 몇 년은 잘 될 줄 알았는데 저희가 정확하게 1년 정도?"
    (호황을 누렸던 기간이?)
    "네. 1년 정도. 이 근처 150m 이내에 한 5개 있었는데 다 폐점이 됐습니다. 성업을 하게 되면 주변에 비슷한 업종들이 계속 생기는 것도 있고."

    이 곳 뿐만이 아닙니다.

    한때 크게 유행했던 벌집 아이스크림과 대만 카스테라.

    지금은 서울에 매장이 각각 다섯 곳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백종원]
    (요식업계의 신화. 백종원 대표와 함께 한 번 이 문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저 신화 아닙니다."

    (우르르 왔다가 훅 꺼지는 요식업 트렌드가 있는데?)
    "(다른 나라도)1~2년 정도 하다가 가라앉았구나, 지금의 수준이 이거구나, 판단을 해야 하는데 (업주들이)너무 앞뒤 안 보고 현재 줄 서 있는 모습만 보는 거예요. 이 정도도 안 알아보고 이 업을 하면 안 되잖아요."

    (기획 프랜차이즈가 문제라고 하는 분들도 계세요.)
    "그거 진짜 나쁜 사람들이에요. 뭐가 유행하면 비슷하게 해서 후루룩 장사하고 싹 빠지고. 정말 나쁜 사람들이에요. 방송이라 '나쁜 사람' 얘기는 웬만하면 안 하는데 이건 진짜 나쁜 사람들이에요. 기획 프랜차이즈 같은 경우는 뭐가 문제냐면, 그냥 '저 메뉴가 뜬다' 면 그냥 그대로 카피를 떠와서 그냥 해버리는 거예요. 그러니까 본사도

    어떻게 운영할지를 모르는 거고. (그러니까)점주 분들이 운영을 하다가 뭐가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가 안 되는 거예요. 기획 프랜차이즈 회사들은 그러고선 없어지는 경우가 많으니까."
    (본사가 사라져버려요?)
    "사라져요. 네. 본사 사라지는 회사 많아요"

    4. 이차돌 vs 일차돌

    '남 따라하는' 요식업 풍토 속에, 상표권을 두고 소송전까지 벌이는 프랜차이즈들도 늘고 있습니다.

    [조준환/이차돌 측 관계자]
    "저희 매장의 한 40군 데 정도에 저희 유사 브랜드들이 저희 매장 인근에 전부 개점이 돼 있습니다. 이름도 0차돌, X차돌 등으로 비슷하고, 매장의 외관이라든지 실내 디자인이라든지 메뉴 구성, 가격까지도 유사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곳이 조금 전 본 업체와 상표권 분쟁 중인 곳인데요 한번 보겠습니다.

    상표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법원은 "후발 업체의 가게 이름은 그대로 두고, 메뉴 구성과 인테리어는 변경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정혁진/변호사·일차돌 측 법률대리인]
    "사성이라고 하는 회사가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삼성하고 사성을 갖다가 오인 하지는 않잖아요. 2017년도에 (이차돌이)상표 등록이 됐는데, 그런데 일차돌은 2018년 초에 상표 등록을 했었거든요. 그때부터 이제 한 거라서 불과 몇 달 사이에 그렇게 주지성이 있다고 볼 수 없고."

    5. 봉구아빠통닭 vs 봉구통닭

    이 프랜차이즈 업체도 최근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요. 무슨 사연인지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정창욱/봉구비어 전략운영팀]
    "봉구비어에서 재작년쯤에 봉구아빠 통닭이라는 새로운 신제품을 출시한 거고요. 그런데 작년에 저희랑 이름이 비슷한 봉구통닭이라고 새로운 브랜드가 출시가 되면서 저희 운영하시는 가맹점주님한테도 피해가 많이 오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 업체가 소송을 제기한 가게가 바로 이곳입니다.

    지금 이렇게 보시는 것처럼 바로 옆에 들어서 있습니다.

    [김민준/봉구통닭 손님]
    (둘이 무슨 관계일까요?)
    "정확히는 잘 모르겠는데 아마 똑같은 프랜차이즈나 계열사 아닐까요?"
    (봉구 그룹의?)
    "네. 아무래도 똑같은 봉구니까."

    후발 업체 측의 입장은 어떨까요?

    [김정규/봉구통닭 본사 운영지원팀장]
    "봉구란 이름이 붙은 브랜드들이 많거든요. (봉구비어 측은)이 모든 브랜드들이 다 자기 것이라는 주장이죠. (저희가)상표를 먼저 출원하게 되었고, 그 출원을 확인하고 봉구비어 측에서 봉구아빠통닭이란 메뉴를 만들어 냈고. (그런데)저희들을 미투 브랜드라고 아예 규정지어서…"

    법적인 문제를 떠나, 이런 유사 브랜드가 난립하는 상황에 대한 해결책은 있을까요?

    [백종원]
    (미투 브랜드가 최근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많아요. 너무 많죠. 심지어 저 같은 경우는 해물떡찜이란 브랜드가 그거(베끼기) 때문에 결국은 없어졌어요."
    (저도 사당역에 있는데 자주 갔었거든요.)
    "아, 단골이셨구나."

    "유사 브랜드들이 많이 생기면 언뜻 생각하면 파이가 커질 것 같지만 그게 아니에요. (유사브랜드에)가서 먹어보고 바로 '에이' 하고 욕이 나오거나 '그거 거품이야' 이렇게 돼버리니까, 순간에 (원조 브랜드도)같이 꺼져버리는 거죠."
    (품질 관리가 안 되니까 시장을 같이 죽여 버리는 게 되는군요?)
    "아예 그 메뉴에 대한 시장이 없어져 버리는 거예요. 브랜드 만든 사람의 의욕을 꺾어 버리는 게 문제죠. 그러면 더 이상 좋은 브랜드들이 나오기가 힘들죠."

    "제도적 장치로 막을 수 있는 것은, 최소한 본사에서 어느 일정 기간 이상 운영한 이력이 있어야만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게 하면 되죠. 그러면 점주도 보호할 수 있고, 바로 카피해서 이 시장을 혼돈시키는 것도 어느 정도 일정 시간을 벌어줄 수 있으니까."

    "(그리고)어떤 상표나 사물을 만들었을 때 그것이 등록이 되는 기간이 가능한 한 짧아지면 내 것의 권한을 행사하기가 쉽다는 거죠."
    (지금은 오래 걸려요?)
    "오래 걸려요. 그 사이에 이미 유사 브랜드들이나 미투 브랜드들이 생겨서 이미 시장의 단물은 빠지고. 가라앉는 거죠."

    일단 정부 차원에서 가맹본부가 최소 1년 이상 직영점을 운영해본 뒤에 가맹점을 모집하도록 하자는 내용의 대책을 지난해 내놨지만 이후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올해는 법제화가 될지, 지켜보겠습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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