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김민찬 기자입니다.
유명 브랜드의 아파트가 심각한 부실시공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거실 바닥 시멘트는 갈라지고, 벽돌은 삐뚤빼뚤하게 쌓여 있어서 가구 하나 들여놓기가 어렵다는 건데요.
지금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입주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경기 북부 지역에 있는 롯데캐슬 아파트.
거실 바닥에 공을 놓아봤습니다.
가만히 있어야 할 공이 한쪽으로 굴러갑니다.
[입주민]
"바닥이 다 울퉁불퉁하죠. 수평이 아니죠. 공이 데구루루 굴러가요."
바닥 수평이 맞지 않다 보니 새 물건을 들일 때마다 골칫거립니다.
[입주민]
"피아노 하시는 분이 균형 안 맞다 그러고, 식기 세척기 설치도 얼마 전에 했는데, 균형이 이만큼 안 맞다고 하더라고요."
문제는 아파트 바닥만이 아닙니다.
베란다 창문을 닫을 때마다 창틀이 흔들립니다.
[입주민]
"전체적으로 창틀이 흔들렸어요. 벽지를 뜯고 공사를 그렇게 많이 했어요. 3번 4번 했으니까."
이 아파트 84제곱미터의 분양가는 3억 6천만 원 정도.
도대체 어떻게 지었길래 이런 하자들이 나오는 걸까요.
공사 당시 촬영한 영상을 확보해 살펴봤습니다.
아파트 거실 바닥입니다.
시멘트 바닥이 마르면서 갈라져 가뭄이 들었을 때 논바닥 같습니다.
벌어진 틈새가 5mm나 됩니다.
[아파트 시공업체 관계자]
"아무래도 갈라졌기 때문에 장시간 생활하다 보면 장롱이 비틀어진다는 거나 이런 일이 생기고 바닥재가 들뜸 현상이 생겨요. 그래서 이렇게 절대 요즘에 이렇게 시공을 안 하는데…"
바닥 타일을 다시 뜯은 곳을 봐도 시멘트가 갈라진 흔적은 그대로입니다.
시멘트가 마르고 나면 틈을 메우고 타일을 붙여야 하는데, 이 과정 없이 그냥 시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는 현관문 주변 단열재.
불이 붙자 검은 연기를 뿜으며 불꽃이 무섭게 번집니다.
[시공업체 관계자(지난 2017년)]
"이렇게 타는 거야 봐봐 이렇게 타 안 꺼져. 이게 무슨 방열재냐? 다 탄다니까."
단열재는 불이 붙지 않거나 붙어도 금방 꺼지는 방염제품을 써야 하는 데 그렇지 않은 겁니다.
현관문 옆에는 어른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큰 공간도 드러납니다.
현관문과 아파트 외벽 사이를 시멘트나 벽돌로 메워야 하는데 페인트만 칠하고 덮어버린 겁니다.
[아파트 시공업체 관계자]
"(저렇게 시공하면) 난방을 했을 때 열 손실이 생기죠. 방음은 당연히 안 되고요. 불나도 불을 차단을 못 해주죠."
심지어 구조물 사이 공간에 시멘트 봉지를 끼워 넣은 곳도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주변 공사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엘리베이터 구조물을 단단히 고정해야 할 벽돌은 금세 무너져 내릴 것만 같습니다.
[오상근/서울과기대 교수]
"이런 경우에는 사실 집이라고 볼 수가 없죠. 이런 것들이 부실 공사이기 때문에 벽돌이 탈락되거나 또는 붕괴되거나 하는 사고가 발생하게 되는…"
영상에서 확인된 문제만 바닥과 단열재, 벽돌 마감 등 최소 대여섯 군데.
이 모두가 공사가 끝나고 나면, 입주민은 볼 수도 없고 확인하기도 어려운 부분들입니다.
아파트 공사 작업자들이 각자가 맡은 부분에 대한 공사를 마치고 나면, 시공사나 감리업체에서 관리 감독을 철저하게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오상근/서울과기대 교수]
"당일 공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반드시 확인, 또는 감독이 이루어져야 됩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는 현장에서 이러한 문제가 다반사로…"
이에 롯데건설 측은 "아파트 입주 전에 전수 점검을 했고, 일부 하자에 대해선 보수 조치를 해서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재 입주민들의 하자보수 요청도 많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 VJ / 영상편집: 김재환)
뉴스데스크
김민찬
[바로간다] 울퉁불퉁 바닥·흔들흔들 창틀…"캐슬이라더니"
[바로간다] 울퉁불퉁 바닥·흔들흔들 창틀…"캐슬이라더니"
입력
2020-02-11 20:27
|
수정 2020-02-12 07:06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