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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칼바람에 속옷 '바들바들'…"할아버지 저랑 가세요"

[단독] 칼바람에 속옷 '바들바들'…"할아버지 저랑 가세요"
입력 2020-02-17 20:27 | 수정 2020-02-1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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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렇게 한파에 폭설까지 내린 오늘, 치매에 걸린 한 80대 할아버지가 길을 헤매다 구조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속옷 차림으로 돌아다니던 할아버지는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지만, 시민과 경찰의 도움으로 무사히 집으로 돌아 갈수 있었습니다.

    윤상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아침 6시.

    눈발이 날리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거리입니다.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 형태의 속옷, 그리고 양말에 운동화만 신은 한 할아버지가 차도 위를 천천히 걷고 있습니다.

    갈 곳을 찾지 못한 채 건물 근처에서 바람을 피하는 할아버지.

    체감온도 영하 12도의 혹한 속에서, 연신 몸을 움츠리고 손을 비빕니다.

    할아버지의 나이는 82살.

    고령인데다, 옷도 제대로 입지 않아 이대로 방치하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한 시민에게 발견됐습니다.

    [김성용/신고자]
    "아침에 출근하면서 주차를 해놓고 저쪽을 봤더니 속옷 차림으로 걸어오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사무실로 모셨죠"

    김씨는 바들바들 떨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서둘러 외투를 덮어줬습니다.

    할아버지는 보호자도, 집 주소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치매를 앓고 있던 겁니다.

    [김성용/신고자]
    "이쪽으로 계속 누구를 찾아서 가야된다고 말씀을 계속 하시더라고요. 몸도 많이 떠셨고, 지쳐보였어요."

    곧이어 출동한 경찰은 할아버지를 모시고 일단 지구대로 갔습니다.

    잠시 따뜻한 물을 마시며 몸을 녹인 할아버지는 서서히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 냈고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발견 지점에서 1km 떨어진 곳에 있는 할아버지의 집을 찾아냈습니다.

    할아버지는 방하나짜리 오피스텔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박수현/영등포경찰서 중앙지구대]
    "보호자 분은 없는 상황이었고요. 집은 간단한 옷가지들이 정리가 되어 있고, 냉장고에도 먹을 거리가 어느 정도 있었고요."

    시민의 따뜻한 관심과 경찰의 신속한 조치로 할아버지는 무사히 집에 돌아왔습니다.

    경찰은 할아버지의 보호자를 수소문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 김동세 / 영상편집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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