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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첨 떨어지면 학원 뺑뺑이"…'돌봄교실' 대란

"추첨 떨어지면 학원 뺑뺑이"…'돌봄교실' 대란
입력 2020-02-17 20:31 | 수정 2020-02-1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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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코로나19의 감염 우려로 학교 휴업이 잇따랐는데, 이 와중에 개학 이후까지 걱정해야 하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돌봄 교실'에 당첨이 되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희비가 엇갈리는 맞벌이 부모들 이야긴데요.

    교육부가 올해부터는, 돌봄 교실 수를 대폭 늘리겠다고 했지만, 실제론 어떤지 윤정혜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김포한강신도시의 한 초등학교.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에 어린 아이들까지 데리고 학부모들이 속속 학교로 모여듭니다.

    새학기 돌봄 교실 추첨에 참가하기 위해서입다.

    "신분증 좀 준비해주세요. 지금 시간이 없어서."

    오후 1시면 수업이 끝나는 저학년 맞벌이 학부모들에겐 돌봄 교실 당첨이 절실합니다.

    하지만 2학년생만 3백 명에 가까운 이 학교의 돌봄 교실은 단 하나, 20여 명만 다닐 수 있습니다.

    [김포 A 초등학교 학부모]
    "(추첨 안되면) 학원으로 여러 군데 돌려야 되는 상황이에요."

    [김포 A 초등학교 학부모]
    "불안하죠. 당연히 불안한데 어쩔 수 없지 않나 싶어요. 방과후랑 학원 돌려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결국 이날 2학년 학생 18명이 추첨에서 떨어졌습니다.

    경기도 다른 지역의 학교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B 초등학교 관계자/경기도 남양주시]
    "현재까지는 (대기 순번이) 58번이요. 남은 자리가 현재까진 43명이고요. 내일 또 접수들어오는 상황을 봐야 돼요."

    교육부는 올해부터 전국에 돌봄 교실을 7백 개 늘려 원하는 아이는 모두 돌봄을 받게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경기도 김포한강신도시만 봐도 돌봄 교실 수는 지난해와 똑같습니다.

    [경기도 김포교육지원청 관계자]
    "(돌봄 교실 수가) 늘어나지는 못했어요. 일단 신청을 했을 때 도에서 심의위원회 같은 걸 통과를 해야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맞벌이를 위한 제도라면서 신청 서류를 반드시 방문해 제출하도록 하거나 추첨을 평일 낮에 진행하는 것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초등학생 할머니]
    "방과 후 돌봄이 오늘 추첨 날짜니까 '엄마가 가서 좀 도와주라'고. 직장에서 자기가 조퇴 같은 것 요새 어려운데 할 수 있나.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힘들어서. 애들 돌보기가 힘들어요. 요새 엄마들이."

    돌봄 교실을 신청하려 휴가까지 냈는데 결국 탈락한 부모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서류 내러 연가 쓰고, 추첨하러 가서 연가 쓰고 탈락까지 했어요. 다른 방법을 알아봐야 되는데 뭔 짓인가 싶어요. 그냥 학원 보내고 말까봐요."

    지난해 한 조사 결과, 워킹맘의 95%가 육아문제로 퇴사를 고민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퇴사 위기를 극복한 방법으로는 부모나 가족의 도움이 컸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으로 가장 많습니다.

    방과 후 돌봄 교실이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불과 7%로, 학원보다도 낮았습니다.

    교육부는 다음 달까지 최대한 더 많은 돌봄 교실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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