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서울의 한 발달 장애 특수 학교에서 사회 복무 요원들이 학생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파문이 일었었죠.
오늘 1심 재판부가 이들 사회 복무 요원들에게 집행 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장애 학생의 부모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의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발달 장애 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교인 서울 인강학교에서 한 사회복무요원이 학생을 마구 폭행합니다.
화장실에서 학생들에게 반복적으로 앉았다 일어났다를 시키며 '얼차려'를 주고, 때로는 학생을 책상 밑에 가둬 학대했습니다.
여기에 교사 2명은 학생에게 고추냉이 등을 억지로 먹이고, 방치했던 정황까지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보다 못한 한 내부 직원이 영상을 찍어 이 상황이 알려지자, 검찰은 이들 5명을 아동복지법 위반과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서울북부지법은 사회복무요원 23살 백 모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나머지 사회복무요원들에게도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특별한 보호를 받아야 할 중증 장애인들을 폭행하거나 정서적으로 학대해 강하게 비난받을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들이 복무 전에 장애 학생들과 생활해본 경험이 없었고,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양형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다만 법원은 함께 재판에 넘겨진 교사 2명에 대해서는 공소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해자 측 학부모들과 장애인 권익단체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저항할 수조차 없는 장애 학생들을 폭행하고 학대한 사실이 명백함에도 처벌의 수준이 너무 낮다는 겁니다.
학부모들은 또 관리 책임이 있는 교사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엄선희/피해자 측 대리 변호사]
"수업 시간에 교사가 없는 공간에서 폭행이나 방임이 이뤄지도록 한 것은 교사와 학교의 책임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검찰은 재판 기록을 다시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뉴스데스크
홍의표
'학대의 기억' 선명한데…"집행유예에 무죄라니"
'학대의 기억' 선명한데…"집행유예에 무죄라니"
입력
2020-02-1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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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2-19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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