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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보육 안 해요"…감염 우려에 문 닫는 어린이집

"긴급 보육 안 해요"…감염 우려에 문 닫는 어린이집
입력 2020-02-26 20:05 | 수정 2020-02-2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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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정부가 당장 내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전국의 모든 어린이집에 휴원 조치를 내렸습니다.

    이 기간 중에 돌봄이 꼭 필요한 가정을 위해서 긴급 보육을 운영 한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신청자가 없으면 긴급 보육을 할 의무가 없어서 어린이집들은 돌봄 신청을 꺼리는 분위깁니다.

    윤정혜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5살 아이를 둔 맞벌이 직장인 김 모 씨는 어제 급히 2주 가까이 긴 휴가를 내고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습니다.

    서울시 어린이집 전체가 어제부터 집단 휴원에 들어갔는데, 꼭 필요한 부모들을 위해 운영한다던 '긴급보육'을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 모 씨/맞벌이 직장인]
    "(원장에게) '긴급돌봄'이 있는데 안 하시느냐 그랬더니 아이들 감염예방하신다고 계획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린이들이 여러 명 있으면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건 양해를 좀 해달라고…"

    도와줄 조부모나 친척이 없다고 간절히 호소도 해봤지만, 왜 그 집만 아이를 보내려고 하냐는 핀잔만 들었습니다.

    [김 모 씨/맞벌이 직장인]
    "(원장이) 다른 부모들은 다 스케줄 조정을 하셔서 하는데 왜 조정이 안되시느냐,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이지 않느냐고 하셔서 제가 퇴근길에 많이 울면서 왔어요."

    경남에 사는 직장인 최 모 씨도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아이들은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할머니 집으로 보내야 했습니다.

    [최 모 씨/직장인]
    "휴원 결정됐다고 전화하셨을 때는 '긴급보육' 말씀을 아예 안 하셨어요. '긴급보육'을 안 하냐 (질문)했는데 선생님이 안 한다 하더라고요. 안 하고 있다고 하는데 제가 나서서 왜 안하냐고 따지기엔 좀…부모는 항상 을이니까."

    정부는 내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전국 어린이집에 휴원 조치를 내리는 것과 함께 돌봄 대책도 발표했습니다.

    [김강립/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
    "어린이집에 당번 교사를 배치하여 '긴급보육'을 실시합니다. 어린이집은 '긴급보육' 계획을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보호자에게 안내해야 합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행정처분 하겠다며 신고센터도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어제부터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엔 아직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김 모 씨/직장인]
    "신고를 만약에 해서 영업정지가 되면 그 이후엔 또 어떻게 될 지 안 봐도 뻔하잖아요. 그러니까 누가 신고를 하겠어요. 절대 할 수 없는 신고고요."

    신청자가 없으면 긴급보육 의무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어린이집으로선 감염 우려까지 떠안아가며 긴급보육에 나설 이유가 없는 겁니다.

    어린이집 교사의 확진도 잇따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어린이집 눈치까지 봐가며 아이를 맡기고 싶은 부모도 없을 겁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휴원과 개학연기 조치만 내릴게 아니라 적어도 부모 중 한 명에게라도 재택근무나 휴가를 의무화해달라는 청원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

    (영상취재: 김재현 / 영상편집: 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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