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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확진 비난에…"죄송해요, 욕하지 말아주세요"

일가족 확진 비난에…"죄송해요, 욕하지 말아주세요"
입력 2020-02-28 20:07 | 수정 2020-02-2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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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두 아들과 시어머니까지 일가족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중증 장애인 시설의 간호사가 있습니다.

    감염된 걸 모르고 장애인들과 함께 여러 병원을 다닌 걸 두고 비난이 쇄도하자 이 간호사의 남편이 일단 사과를 하고 "감염을 알고서 그런 게 아니라 먹고 살려고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면서 아내를 욕하지는 말아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정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북 예천의 중증 장애인시설인 '극락마을'.

    이 곳에서 일하는 간호사가 사흘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어, 3살, 5살 두 아들과 남편도 확진 판정을 받아, 신천지 교인인 시어머니까지 일가족 5명이 확진환자가 됐습니다.

    그러자 이 가족에게, 인터넷 메신저로 비난 글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간호사이면서도 다른 사람 배려 없이 병원을 여러 곳 돌아다녔다', '아이들은 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보내느냐', 심하게는 '죽으라'는 글까지 올라왔습니다.

    견디다 못한 간호사의 남편은 SNS에 글을 올려, 빠듯한 살림에 맞벌이하며 애들 키우고 열심히 살아온 아내를 욕하지 말아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장 모 씨/확진 간호사 남편]
    "(아내가) 일을 해야 하니까 장애인들 모시고 병원 다닌 것 뿐인데, 욕할 사람은 욕해도 되는데 저희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라고…솔직히 애들은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또 병실이 나지 않아 아내가 이틀 넘게 집에 머물다 두 아들에게까지 옮긴 것 같다며, 아이들이 엄마와 격리돼 매일 울고 있어 가슴이 찢어진다고 토로했습니다.

    [장 모 씨/확진 간호사 남편]
    "밥 해주고 놀아주고 재우고 씻기고…엄마가 안 보이니까 (계속 울어요). 어제는 TV 보다가 대성통곡을 하더라고요. 저는 괜찮죠. 애들이랑 와이프가…마음이 많이 안 좋죠."

    그러면서도, 집에 다녀간 대구의 어머니가 신천지 교인인 걸 몰랐다면서, 가족이 민폐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장 모 씨/확진 간호사 남편]
    "저희도 몰랐죠. (어머니께서 교회를) 2월 2일인가 갔다 그러더라고요. 그 소리 듣고는 제가 연락을 잘 안 드리거든요. 솔직히 어머니 원망도 좀 있고."

    남편은 현재 아이 둘과 함께 집에서 병실 배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정희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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