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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원 분산·재택 근무 권고에도…실상은 '딴판'

상담원 분산·재택 근무 권고에도…실상은 '딴판'
입력 2020-03-11 19:51 | 수정 2020-03-1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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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제 전국의 콜센터 얘기로 확장해 보겠습니다.

    좁은 자리에 다닥 다닥 붙어서 일하고 마스크는 마음대로 쓸 수도 없고 이런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상담원 사이 물리적 거리두기를 권장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한다해도 실상은 안심할 수가 없습니다.

    김성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전에 있는 한 은행 콜센터.

    이곳에서 일하는 상담사는 모두 2천여명으로 단일 건물 콜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입니다.

    그런데 창문 하나 없이 밀폐된 공간에 서로 떨어져 앉는 간격은 불과 1미터 남짓.

    누군가 감염되면 순식간에 퍼질거란 우려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정 모씨 /은행 콜센터 상담사]
    "너무 상황이 열악하고 지역 내 감염이 다들 걱정되는 상황이라서..."

    최근 이 은행은 금융감독원과 지자체의 권고에 따라 상담사 400여명을 다른 건물 2곳으로 분산 배치했습니다.

    그런데 근무 여건이 더 열악해졌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간격은 50cm 남짓으로 오히려 더 좁아져,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몸이 부딪힐 정도.

    게다가 사무실을 옮긴 후엔 칸막이조차 사라져 옆자리 상담사에게 침이라도 튈까 좌불안석이라고 말합니다.

    [정 모씨/은행 콜센터 상담사]
    "너무 간격이 좁다고 얘기했더니 (장비) 전선을 길게 뺄 수 없다는 답변이 와서...확진 환자가 나오면 (기존) 콜센터 자체를 운영 못하는 상황이 생길까봐 분산을 하는 거고요. 직원들은 열악한 상황으로 내몰아서..."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키고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권고가 내려졌지만, 전화 상담시 소음이 섞이고 발음이 부정확하다는 고객들 불만 때문에 여전히 어렵습니다.

    [은행 콜센터 상담사]
    "로그인해서 오른쪽 위에 보시면..."
    (네? 뭐라고요? 자꾸 끊겨요.)
    "고객님 안 들리시나요?"
    (아...들려요. 말씀하세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재택근무나 시차근무도 현실적으론 어렵긴 마찬가지.

    40여만 명에 달하는 상담사 중 지자체나 대기업에 직접 고용된 일부를 빼면 대부분이 도급업체 소속이다보니 재택근무나 시차근무를 시행하는 곳이 거의 없는 겁니다.

    [최모씨/콜센터상담사]
    "회사나 원청사에서 (재택이나 시차근무를) 보장 해줘야 하는데 보장을 안 해주니까...회사에서 그런 걸 지원을 안 하니까..."

    노동계는 이대로라면 제2, 제3의 콜센터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며, 우선 상담사들의 건강상태를 수시 점검해 조금이라도 증상이 있으면 유급 휴가를 보장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윤선 /민주노총 콜센터노조 지부장]
    "구로 콜센터 노동자도 오후 4시에 이상을 발견했지만 오후 6시까지 근무했다가...의심스러우면 자가격리를 해야하고 휴업수당을 원청이 책임져야 한다."

    전국 전체 콜센터 745곳 중 절반이 넘는 417곳이 몰려있는 서울시는 오늘부터 시설 환경과 근무 실태 파악을 위한 전수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방역 당국은 콜센터는 물론 밀집도가 높은 PC방과 노래방, 클럽, 학원 등에 대해서도 유증상 직원의 출근을 금지하는 등의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성현입니다.

    (영상 취재: 김두영 / 영상 편집: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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