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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같은 취급 말라" 항의에…일본 빼준 WHO

"한국과 같은 취급 말라" 항의에…일본 빼준 WHO
입력 2020-03-11 20:10 | 수정 2020-03-1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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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세계 보건 기구 WHO가 코로나 19 상황이 우려스러운 국가로 한국과 일본을 나란히 언급했다가 "한국과 같은 취급을 하지 말라"는 일본의 항의를 받고 하루 만에 빼줬습니다.

    앞서 일본의 압박 때문에 일본의 환자 수를 수정해준 일이 있는데 그 이후 일본한테서 거액의 지원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국제 기구는 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건지 비난이 끊이질 않습니다.

    도쿄 고현승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코로나19가 이미 세계로 퍼져버린 지난2일, WHO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사태가 우려스럽다며 일본도 언급했습니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WHO 사무총장(지난 2일)]
    "한국, 이탈리아, 이란 그리고 일본이 가장 큰 우려입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어찌된 일인지 일본은 쏙 빠졌습니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WHO 사무총장(지난 3일)]
    "(중국을 제외한) 감염사례 중 80%는 한국, 이탈리아 그리고 이란, 세나라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수상한 태도 돌변에 대해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취재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일본이 한국, 이탈리아, 이란과 같은 취급을 하지말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바로 다음날부터 WHO는 발언을 수정했다"는 겁니다.

    수상한 건 이 뿐이 아닙니다.

    WHO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감염자를 일본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무려 696명의 감염자를 쏙 빼버린 것으로 이런 이유로 WHO는 일본이 감염자 천2백명이 넘었는데도 10위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역시 '상륙전에 감염된 것이다'라고 항의하자 바꿔준 겁니다.

    [가토 가쓰노부/일본 후생노동상(지난달 8일)]
    "일본측에서 보고하고 문제를 제기한 결과, WHO가 그 부분(유람선 감염자)을 일본 국내로 합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집계를 바꿔준 다음날, WHO는 일본이 지원금 천만달러를 냈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돈의 위력인지 항의의 힘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일본은 WHO에 내는 국가별 분담금을 미국 영국에 이어 3번째나 4번째로 많이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돈까지 포함해 '항의의 총력전'을 펼친 결과, 쉽게말해 '잘 대처하고 있다'는 주장을 일본은 전세계에 홍보하는 중입니다.

    이렇게까지 하는 큰 이유는 바로 도쿄올림픽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작 일본 IOC 위원은 한 인터뷰에서 "1-2년 늦추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연기 가능성을 시사해 또다른 내부 파열음을 내고 있습니다.

    일본의 공식 입장은 여전히 예정대로 개최한다는 것이지만, 감염자가 전세계에서 급증하는 상황으로 볼 때, 올여름 정상개최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영상취재: 김진호(도쿄) / 영상편집: 김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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