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소금물만 뿌린 게 아닙니다.
이 교회 목사는 신도들의 병, 심지어 청각 장애, 소아마비도 기도로 고쳐 준다면서 신도들의 신체를 접촉하는 '안수 기도'를 해왔습니다.
MBC가 입수한 교회 영상을 봐도 그렇습니다.
목사와 신도들 간의 이런 신체 접촉이 집단 감염에 영향을 줬는지, 방역 당국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이어서 이재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MBC가 확보한 '은혜의 강 교회' 내부 영상입니다.
촬영된 시점은 2018년 1월로, 이 교회 목사인 김 모 씨가 신도의 머리 위에 손을 올리고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안수기도로 불리는데 기도를 받고 온 신도는 다리가 불편한 듯,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자리를 떠납니다.
신도의 머리 뿐만 아니라 몸통 등 다른 부위에 손을 대고 기도하기도 합니다.
이런 기도를 받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는 신도들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오명옥/<종교와 진리> 대표]
"자기가 치유의 능력을 받았다고 하면서, 예배 때마다 예배 끝나면 교인들이 줄을 서서 신체를 접촉하는 안수·안찰 기도를 해요. 각종 질병을 치유한다고 하면서..."
김 목사는 평소 신앙의 힘으로 병을 고친다는 이른바 '신유 목회'를 해왔는데, 교회 한 편에는 아예 아픈 곳을 써놓으라며 '치유사역 차트'가 놓여있습니다.
안수기도를 할 때, 참고하기 위해 신도의 진단명 등 병력을 구체적으로 기입하게 돼 있는데, 마치 병원 진료기록 차트와 같은 모습입니다.
목사의 목회를 홍보하는 전단지에는 청각장애, 발달장애, 소아마비 등 김 목사의 기도로 각종 질병을 치유했다는 체험담도 실려있습니다.
김 목사의 이런 목회 방식은 교회 인근 주민들에게도 알려져 있습니다.
[교회 인근 주민]
"(목사가) 아픈 사람 병을 고쳐주는 (기도를 많이 했다). (사람들이) 멀리 지방에서 오죠. 막 저번에 보니까 대구에서도 오고, 전라도에서도 오고."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김목사가 최근에도 병을 치료하기 위한 안수 기도를 했는지 확인중입니다.
접촉빈도가 높은 이같은 목회방식이 집단 감염의 원인을 제공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는 김 목사에게 연락해 입장을 물었지만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한국교회와 국민들께 사죄를 드린다"는 말만을 전해왔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영상취재: 김효준 VJ / 영상편집: 김재석 / 화면제공: 종교와 진리)
뉴스데스크
이재욱
이재욱
병 고쳐준다며 '안수기도'…또 다른 감염 원인?
병 고쳐준다며 '안수기도'…또 다른 감염 원인?
입력
2020-03-1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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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3-1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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