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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관장님' 물류창고에 줄 선 사연

'태권도 관장님' 물류창고에 줄 선 사연
입력 2020-03-18 20:28 | 수정 2020-03-1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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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코로나19의 여파로 손님이 끊긴 자영업자들은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대구의 한 택배 업체에 가봤더니, 단기 배송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사람들이 그야말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손은민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대구의 한 배송 업체 물류 창고 앞.

    경차에 고급 세단까지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섰습니다.

    줄은 길게 이어지다 못해 도로가를 빙 둘러 에워쌌습니다.

    여느 때 같으면 퇴근길이었을 저녁 시간, 자기 차량을 가지고 배송 아르바이트에 나선 사람들입니다.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던 이승일 씨도 이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사나흘이면 끝날 줄 알았던 태권도장 휴관이 일주일 이상 길어지면서 내린 결정입니다.

    [이승일/태권도장 관장]
    "며칠 있으면 잠잠해지겠지 싶었는데, 갑자기 대구·경북으로 확 확산이 되는 바람에…가만히 멍하니 있을 수는 없고 체육관에서는 관장이지만 집에 오면 두 아이의 아빠이니까…"

    택배 한 상자를 배송하고 받는 수수료는 700원.

    날마다 수수료가 달라지는데, 처음 시작할 때에 비해 수수료가 크게 줄었습니다.

    100개쯤 배송한다 쳐도 손에 쥐는 돈이 하루 7만원 안팎입니다.

    [이승일/태권도장 관장]
    "3주 전만 해도 건당 3천 원씩 했으니까 거의 배가 차이 난다고 보면 되죠."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몰렸을까요?")
    "엄청 많이 몰렸죠."

    수수료는 줄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생업이 중단된 사람들은 연일 일자리를 찾아 몰려듭니다.

    [이승일/태권도장 관장]
    "미술학원 차도 봤고, 피아노 학원 차도 봤고…뭐 어떤 학원 차량들 다 본 것 같아요."
    ("그 분들도 선생님이랑 같은 입장?")
    "네, 그렇죠 뭐."

    대구에서 첫 확진환자가 나온 지 어느새 한 달.

    대구시내 학원의 90%가 문을 닫고, 외식업 매출은 60% 줄면서,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급박해진 자영업자들의 절박함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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