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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찍어 더 비싸게 거래"…'관전자' 아니었다

"직접 찍어 더 비싸게 거래"…'관전자' 아니었다
입력 2020-03-25 19:50 | 수정 2020-03-2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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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나는 보기만 했다"면서 성 착취 영상물 거래에 관전자였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회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 방을 구성하는 수천, 수만 명의 회원들은 그들 스스로 성 착취 행위를 요구하거나 유포에 가담했고 뭣보다 그걸 보고자하는 회원들이 존재했기에 '거래'와 '유통'이 가능했습니다.

    양소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박사' 조주빈은 성 착취 피해 여성들을 상품처럼 대했습니다.

    그리고 돈을 벌기위해 치밀한 운영 방식을 택했습니다.

    먼저 '오늘의 메뉴'라는 표현으로 그 날의 피해여성을 지정하고, 이를 홍보하는 이른바 '티저방'을 운영했다고 성착취물 추적단 불꽃 회원들은 증언했습니다.

    [성 착취물 추적단 '불꽃']
    "박사가 돈을 얻어야 되니까, 홍보를 한단 말이에요. '내 방에 이런 여성들이 있으니까 와라' 이런 식으로… TV 예고편을 방송하는 것처럼."

    그곳에서 조 씨는 성 착취 피해 여성들을 마치 상품처럼 홍보했습니다.

    티저방을 보고 돈을 지불한 회원들은 박사방에 초대되었고 거기에는 성 착취 피해 여성이 함께 있었습니다.

    박사 조주빈은 돈을 낸 액수에 따라 회원들을 차별하며 더 많은 돈을 내도록 유도했습니다.

    [성 착취물 추적단 '불꽃']
    "1만 원을 내면 박사방에 들어가서 그 영상을 볼 수만 있는 거고, 그 이상의 20만 원, 50만 원을 낼 때는 그 노예한테 무언가를 시킬 수가 있는 거예요."

    피해여성을 상대로 성 착취 행위를 강요하는 일에 회원들도 적극적으로 가담했습니다.

    그리고 피해여성의 행동이 맘에 들지 않으면 보다 심한 성 착취가 AS, '애프터서비스'라는 명목으로 자행됐습니다.

    [성 착취물 추적단 '불꽃']
    "(피해 여성에게) 어떻게 포즈해서 지금 찍어서 보내 (강요하고)… 피해자가 제대로 수행 안 했으면 (회원들에게) 'AS를 해주겠다'…"

    회원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성 착취 영상을 또 다른 영상과 거래하기 위한 일종의 '재화'로 여겼고, 더 많은 '재화'를 보유하기 위해 불법 촬영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성 착취물 추적단 '불꽃']
    "사이트에서 얻은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불법으로) 찍은 영상이나 사진이면 '희귀템'이니까 높은 값을 쳐주는 거죠. 재화로 쓰는 거예요. 자기들끼리 그런 영상이나 사진을 공유를 할 때."

    회원들은 자신이 구매한 성 착취 영상을 무작위로 유포하거나, 자신이 가진 영상을 이용해 새로운 영상 거래 채팅방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성 착취와 불법 촬영에 가담한 이들을 단순한 '관전자'가 아니라 '집단 성 착취 영상 거래 사건'의 가해자이며 공범으로 봐야하는 이유입니다.

    [서승희/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
    "악랄한 가해자 한 명, 유포·협박을 하고 있는 가해자 한 명으로서 이 폭력이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굉장히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또 그것이 적극적으로 요청되는 방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제2, 제3의 '박사'가 나오는 것을 막으려면, 회원들도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효 / 영상편집 :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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