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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으라지만 집이 없다…노인·빈민엔 더 가혹

집에 있으라지만 집이 없다…노인·빈민엔 더 가혹
입력 2020-03-25 20:21 | 수정 2020-03-2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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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어제 스페인의 요양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노인들이 숨 진 채 발견 됐다는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이렇게 노인이나 노숙자 처럼, 사각 지대에 있는 빈곤 계층 들이 감염 위험에 노출 돼 있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학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들것에 실린 노인들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요양시설을 빠져나옵니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는 사람들입니다.

    [라파엘 아귈레라/스페인 카디스 시장]
    "지난 목요일부터, 요양시설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어요. 치안수비대가 이곳에 오는, 오늘 같은 상황을 보고 싶진 않았습니다."

    확진환자가 4만 2천명까지 늘어난 스페인에선 최근 요양시설 노인들이 잇따라 감염되고 있고 일부는 숨진 뒤 발견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대규모 감염 우려는 위생과 영양 상태가 나쁜 노숙인도 마찬가지.

    평소 1천 2백명 이상 노숙인이 떠돌던 바르셀로나 거리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무료 급식소와 임시 쉼터마저 문을 닫거나 이용시간이 줄었습니다.

    이들에겐 '집에 머물라, 돌아다니지 말라'는 이동제한령은 애초부터 지킬수 없는 규칙이었습니다.

    [알무데나 헤르난데즈/바르셀로나 노숙인]
    "경찰이 자주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집에 가라'고 말하는데, 돌아갈 집이 있어야 갈 거 아닙니까."

    취약계층까지 살피는 세심한 방역에 실패하면 대규모 감염 사태가 발생할 거라는 경고가 나오는 상황.

    임시구호소에서 노숙인들에게 텐트 형태의 거처를 마련한 필리핀 마닐라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곳일지도 모릅니다.

    불량 주택이 밀집한 브라질 빈민가에선 당분간 구호단체가 건넨 비누와 세제로 버텨야 합니다.

    이런 빈민가 주민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만 2백만 명이 넘습니다.

    [페르난다 데 소자/브라질 빈민촌 주민]
    "여기 주민 다수는 노인들이고, 하루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를 도와줄 조치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도시 거주자 10명 중 3명이 빈민촌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도는 중국도 내리지 않은 전국 봉쇄령까지 내렸습니다.

    화장실은 물론 식수조차 부족한 빈민촌에서 자칫 바이러스가 퍼지면 수만 명 이상이 한 번에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학수입니다.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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