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조주빈의 끔찍한 범죄 행각이 끝을 모르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피해 여성을 협박해서 받아낸 사진과 신상 정보를 정리해서 이른바 '대백과 사전'이라는 걸 만들었고 그 일부를 박사방에 올려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면서 여성을 상품처럼 소개하고 조롱했는데 유료 회원을 모집하는데 사용해 온 겁니다.
이기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조주빈이 운영했던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유포됐던 자료.
'박사의 대백과사전'이라는 이름으로 돼 있습니다.
"노예를 분양받게 해준다", "가지고 놀게 해준다" 는 등의 문구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백과사전' 이라는 자료 상단에는 피해 여성들의 사진과 신분증 사진이 붙어있고, 사진 아래에는 조주빈이 직접 적은 피해 여성들의 신상 정보들이 공개돼있습니다.
조주빈은 피해여성들의 학교와 SNS 주소 등 민감한 개인 정보를 정리해 이 '백과사전'이라는 곳에 포함시켰는데, 여성들의 특징을 마치 상품처럼 묘사하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성착취 영상 추적단 '불꽃']
"실시간으로 (피해 여성들을) 품평하고 실시간으로 공유가 돼요. (박사방 회원들은) 신나서 대화도 더 저질스럽게 하고 그러거든요."
이 '백과사전' 속 피해여성 상당수는 미성년자들이었습니다.
[박형진/디지털장의사]
"피해자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폭파하기 전에 (조주빈이) 친구들 목록을 다 빼놓죠. 이제 그걸 (피해자한테) 보여주는거예요. 유포하겠다."
조주빈의 악랄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 '백과사전' 자료들을 각종 음란물 사이트와 SNS에 올리며 텔레그램 '박사방'의 유료 가입을 홍보했습니다.
박사방 회원들 역시 죄의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박형진/디지털장의사]
"대화방에 있는 사람들은 다 웃고 떠들었어요. 재미있다. 우와 죽인다. 그런 말 하더라고요."
조주빈은 심지어 일부 피해여성을 박사방으로 초대해 유료회원들에게 직접 노예 행위를 시키게 하는 악랄함도 보였는데, 가족과 친구, 학교에 성착취물을 유포하겠다는 조주빈의 협박을 못이긴 피해 여성들은 이들의 지시를 마지못해 따랐습니다.
조주빈이 노예처럼 취급한 건 피해 여성들안이 아니었습니다.
성착취물을 구매하기 위해 신분증을 촬영해 조주빈에게 전송했던 일부 남성들도 조주빈의 사주를 받는 이른바 '박사방 직원'으로 활동하며 범죄에 가담했습니다.
조주빈은 직원으로 가담한 남성들에게 지시해 피해여성들을 직접 찾아가 폭행하거나, 경찰 조사를 받고있는 여성들 주변에 나타나 겁을 주고 이를 인증샷으로 올려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하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전 텔레그램방 운영자]
"내가 이 정도 능력있다고 텔레그램에 있는 다른 남성에게 과시하는.. 이건 거의 21세기형 연쇄살인이라고 봐요."
피해 여성들을 마치 백과사전에 담을 상품으로 취급하고 조롱하면서, '박사방' 직원들에게는 절대 군주처럼 군림해왔던 조주빈의 흔적에서 죄의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효 / 영상편집: 장예은 / 영상제공: 실화탐사대)
뉴스데스크
이기주
[단독] 협박당한 여성들 신상 줄줄이…박사의 '대백과사전'
[단독] 협박당한 여성들 신상 줄줄이…박사의 '대백과사전'
입력
2020-03-26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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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3-2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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