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자 확진 속출하는데…공항버스 타고 집으로?

◀ 앵커 ▶

이렇게 해외 입국자들로 인한 지역 사회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보니, 증상이 있든 없든, 일단 입국 즉시 귀가를 해서 가급적 집에 있으라는 게 당국의 권고입니다.

그런데, 정작 집으로 갈 때는 공항 철도나 리무진, KTX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지역사회 2차 감염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도 대책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곽동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3일 미국 뉴욕에서 입국한 20대 유학생은, 다음날 울산 집으로 내려갔습니다.

이동수단은 국내선 항공기였습니다

승무원과 승객 87명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울산공항에 내린 이 유학생은, 도착 직후 선별진료소로 직행했습니다.

검사 당일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방역당국은 국내선 항공기 탑승 당시 이미 증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여태익/울산시 시민건강과장(어제)]
"울산에 가자마자 그냥 선별진료소를 가야되겠다라고 가족들하고 아마 이야기가 된 것 같아요. 왜 그러냐면 마스크를 두 개를 끼고, 장갑을 끼고…아마 본인이 조금 증세를 아마 느꼈을 건데…"

같은 항공기를 타고 온 승객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같은 항공기 탑승자 가족]
"배우자하고 제 아이들이 탔거든요. 증상 보이면 선별진료소 가려고 딴 데 안 가고 집에서 자체적으로 대기…그러고 있는 상태죠. 감염이 될까봐 좀 많이 우려스럽죠."

오늘 오후 인천공항.

네덜란드에서 온 입국자들이 귀가를 위해 공항리무진에 오르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됩니다.

입국자 이동 수단에 대한 별도 지침이 없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방역 당국조차 임시시설에서 검사를 받고 나온 유럽발 입국자들의 편의를 위해 역과 터미널까지 데려다 주기도 했습니다.

[윤태호/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어제)]
"(유럽발 입국자를) 터미널이나 기차 등 어떤 거점 교통시설에 일단 먼저 이송을 한 다음에 거기에서 본인이 희망하는 장소로 일단 가도록 그렇게…"

하지만 입국자가 대중교통을 이용한 뒤 확진을 받으면 접촉자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정은경/중앙방역대책본부장(지난 11일)]
"많은 그 대중교통을 어디가 어떻게 노출이 됐고 하는 것을 다 역학조사를 해서 밝히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입국자 관리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정세균 총리는 입국자들이 집에 갈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게 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방역당국은 입국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자가용 이용을 안내하고, 장거리 이동이 필요할 경우 별도의 전용 리무진을 운영하는 방안도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곽동건입니다.

(영상편집: 문명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