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4.15 총선 후보 등록이 마감됐습니다.
그 결과, 정당 투표의 용지는 20년 만에 일일이 손으로 개표를 하게 됐습니다.
무려 38개 정당이 비례 후보를 내면서 투표 용지가 길어져 기계로 읽을 수가 없게 된 겁니다.
신재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4·15 총선 후보 등록 마감 결과, 총 38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냈습니다.
길이가 50cm가 넘는 역대 가장 긴 투표용지가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정당 수로 24곳, 투표용지 길이로 34.9cm를 넘지 않아야 투표지 분류기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당 투표 개표는 2002년 지방선거부터 도입된 전자 개표가 불가능해졌습니다.
지난 2000년 총선 이후 20년 만에 다시 일일이 손으로 개표하는 '수개표' 방식으로 돌아가게 된 겁니다.
선관위는 개표 시간이 2~3시간 더 걸리고, 선거 사무원도 수천명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유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언론팀장]
"연초부터 수 차례 모의 개표를 연습해왔습니다. 인력을 확보하고 업무를 조정해 개표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총선에선 연동형 비례제 법안 통과 이후 국회 입성을 노리고 21개의 정당이 새로 창당됐습니다.
군소정당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각자의 위성정당까지 만들면서 비례 정당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투표 용지에 적힐 순서는 의석 수에 따라 민주당이 기호 1번, 통합당이 2번, 이어서 민생당, 미래한국당, 더시민당, 정의당 순입니다.
정당 투표용지에선 비례 후보를 내지 않은 민주당과 통합당이 빠지면서 민생당이 가장 윗칸에, 미래한국당과 더시민당, 정의당이 이어서 배치됐습니다.
더시민당은 민주당 윤일규 의원이 막판 '의원 꿔주기'에 합류해 정의당보다 윗 순서로 올라갔습니다.
[김종철/정의당 선대위 대변인]
"고작 정의당보다 한 칸 위에 위성정당 '더시민당'을 올리기 위해 체면을 다 버리면서까지 이런 일을 하니 더욱 한심할 뿐입니다."
이미 17명의 현역 의원을 확보한 미래한국당은 교섭단체를 구성해 최대 35억원의 선거보조금을 더 받기 위해 '꿔주기 대상'을 추가로 물색하고 있습니다.
사표 방지와 소수 정당의 국회 진출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던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결국 취지는 사라지고, 유권자들에게 큰 혼란만 주게됐다는 비판을 받게 됐습니다.
MBC뉴스 신재웅입니다.
뉴스데스크
신재웅
[선택2020] 50cm 넘는 투표 용지…20년 만의 '수개표' 현실로
[선택2020] 50cm 넘는 투표 용지…20년 만의 '수개표' 현실로
입력
2020-03-2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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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3-2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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