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최근 불거진 SNS를 이용한 집단 성착취 사건에 대해, 국민적인 분노가 뜨겁습니다.
특히, 아동과 청소년이 이런 성범죄에 가장 취약하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피해를 입은 아동 청소년들은 대부분 신고할 생각조차 못한다고 합니다.
왜 그런 건지, 박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SNS에 일상 사진을 올리던 중학생 A양은 개인 정보를 빌미로 협박을 받았고, 협박은 성폭행과 감금, 성매매 강요로 이어졌습니다.
[조진경/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
"(가해자가 아이를) 데려가서 핸드폰의 유심을 버려요. 자취를 찾을 수 없게끔 만들고 자기 집에 고립시키고 성매매 알선 강요를 한 사건이거든요."
부모가 실종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단순 가출로 처리했습니다.
[조진경/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
"경찰이 딱 그러는 거에요. 아 무슨 조건만남 하면서 다 지낼 거에요. 요즘 애들 다 그래요."
중학생 B양은 가해자들로부터 성매매를 강요당했습니다.
협박에 의한 성폭력이었지만 성매매 혐의로 조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조진경/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
"(학교 선생님조차) 아이가 해서는 안 되는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고 돌아다닌다. 다 이런 시각이니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당했을 때 누구한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느냐는 거죠."
현행법에서는 만 16세 이하의 경우 궁박한 상황에 처해 있거나 폭행, 감금 등이 있었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성매매로 간주되어 피해자인 아이들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아이들은 피해를 입어도 신고하기를 꺼립니다.
[박성혜/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팀장]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이) 불안 호소를 하시는 건데… 내가 처벌당하느냐 그러면 나는 이 지원을 안 받고 싶다."
영국과 미국 등 UN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아동·청소년은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성착취 피해자로 간주합니다.
현행법이 디지털 성범죄 수법을 따라가지 못해 가해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피해자들이 신고를 망설이는 이유입니다.
[박성혜/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팀장]
"호주는 온라인 안전법이 생겼고, 온라인 안전국이라는 esafety라는 기구가 생겼고. 그것(디지털 성범죄)만 다뤄서 주력해서…"
우리나라도 개정안들이 발의됐지만 수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순결함을 강요하는 대신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일.
법, 제도 정비와 함께 우리가 이뤄야 하는 사회적 과제입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영상취재 : 황성희 / 영상편집 : 정지영)
뉴스데스크
박소희
"조건 만남 아냐?"…"성 착취 당해도 신고 못해요"
"조건 만남 아냐?"…"성 착취 당해도 신고 못해요"
입력
2020-03-28 20:23
|
수정 2020-04-1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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