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바꾼 트럼프 "마스크 써라…난 안 쓸 것"

◀ 앵커 ▶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민들에게 외출하거나 공공장소에 갈 때,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라고 권고하는 내용의, 새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밝혀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여홍규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28만명에 육박했습니다.

지금 추세라면 한국시간 내일이면 3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프지 않으면 마스크 필요 없다고 장담하던 미 보건당국도 결국 기존 방침을 뒤집고,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습니다.

다만, 의료용 마스크 말고, 천 마스크 같은 걸 쓰라고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미국인들이 온라인으로 구입하거나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기본적인 옷감이나 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작 자신은 마스크 쓰지 않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내가 마스크를 쓰고 다른 나라 대통령이나 총리, 독재자, 왕, 여왕을 맞이하는 모습은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보건당국은 지침을 바꾼 배경과 관련해 증상이 없는 사람들이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LA와 뉴욕시는 이미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고,

텍사스의 한 소도시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등으로 코와 입을 가리지 않으면 1천달러, 우리돈 약 12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마음 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다국적기업 3M에 대해 캐나다와 중남미 국가들에 마스크를 수출하지 말라고 요구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총리가 직접 나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
"(의료용품 등) 필수적인 상품과 서비스의 무역량을 줄이거나 장애물을 만드는 것은 실수가 될 것입니다."

마스크 공급 문제가 외교문제로까지 비화한 겁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는 백악관이 3M측에 싱가포르에서 생산하는 N95 마스크 천만개를 아시아에 판매하지 말고 미국으로 보내라고 강요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건당국의 이번 지침을 계기로 마스크 쓰는 미국인들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진단키트에 이어 마스크 물량을 확보하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주력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여홍규입니다.

(영상취재: 임상기(워싱턴) / 영상편집: 김선천)